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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파루시아
ㆍ작성일	2023-10-15 (일)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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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령을 보내시다
전령을 보내시다
2023년 10월 15일 주일 오후 교리설교
성경 봉독 : 10:13-21
설교 본문 : 도로트 신조 제 1-3

종교심은 보편적으로 영과 육을 나누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종교에서 영의 세계는 육의 세계와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는 매우 차별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고대 종교들을 보면 보통 물질세계는 신들의 시체나 찌꺼기들로부터 만들어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의 세계에서 가장 타락한 이들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물질세계입니다. 예를 들면, 바벨론 고대 신화에서는 ‘티아맛’과 ‘마르둑’의 싸움에서 마르둑이 죽인 티아맛의 시체에서 만든 것은 하늘과 땅, 그리고 티아맛의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이 됩니다. 마르둑은 신들을 섬기게 하려고 적장 킨구의 몸에서 피를 빼내어 진흙을 만들고 그 진흙을 개어 사람을 만듭니다.

보통의 종교들은 태생적으로 육을 천시하고 영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하나님이 물질세계를 창조하셨다.”라고 성경의 처음부터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별 대수롭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정말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더군다나 이스라엘이 존재하고 있었던 고대 세계에서는 더더욱 이방 종교들과 매우 다른 특이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물질세계를 창조하셨다고 주장하는 것의 의의는, 세상의 다른 종교들과 다르게 기독교는 물질을 근본적으로 악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중요한 파생점이 생깁니다. 즉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영의 운반 도구가 되는 '물질'이나 '육체'도 동시에 귀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고, 따라서 신자의 삶이란 영적 세계뿐 아니라 물질세계, 곧 우리가 몸을 입고 있다는 사실 역시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각을 가지고 우리의 신앙생활 중 특별히 '방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살아왔던 한국 기독교 정서 속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은 본질이 아니다."라는 사고방식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한국기독교가 미국 부흥 운동의 영향下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이 부흥 운동의 배후에 '경건주의'가 있습니다.

경건주의는 기본적으로 외형을 싫어합니다. '예배'는 사랑하지만 '예전'은 불필요한 것으로 여깁니다. '기도'는 사랑하지만 '기도문'은 악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설교'는 영적인 것이라 대우받지만, 눈에 보이는 '성찬'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거나 기념 행위 정도로 격하합니다. 하나님께 예배할 때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드리는 찬양 예배'는 하나님이 받으심직한 것이지만, '깨끗하고 단정한 옷을 입고 바른 자세로 앉아 예배드리는 것을 강조하는 일'은 구태의연하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취급합니다. 우리는 이런 정서가 성경적이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한 정리를 다음의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방편을 사용하신다.

예배와 예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기도문 없는 기도가 때로는 너무 자유분방하게 되어 기도를 해칠 수도 있습니다. 설교가 중요한 만큼 눈에 보이는 성찬도 중요합니다. 하나님께 예배할 때 마음을 다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이는 태도가 구태의연한 것은 아닙니다.

‘내용’과 ‘형식’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결부되어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아마 한국 교회 성도들 중 누구에게라도 "당신이 구원받은 시점과 세례받은 시점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보십시오.”라고 청하면, 대부분 구원은 어떤 영적 체험을 한 시점으로 잡고, 세례는 그와는 별반 관계없는 것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이는 로마 교회와는 정반대의 세례관입니다. 로마 교회는 '세례 그 자체가 구원의 은덕을 주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물질을 영적인 것 자체로 치환해 버리는 잘못을 범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잘못을 범하고 있습니다. 정말 세례예식이 나의 구원과 '실제적으로는' 아무 관련도 없습니까? 그러면 세례는 왜 받습니까? 실제로 죄 사함받는 것이 세례 행위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 세례는 왜 필요한 것입니까? 이런 류의 생각에서 '외형'은 그야말로 '껍데기'가 될 뿐입니다. 그야말로 '불필요하다'는 뜻이지요.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방편을 사용하시고, 이 방편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밀접하게 그 본질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아담을 지으셨을 때부터 아담에게는 영만 중요하고 육은 껍데기에 불과했던 것 아닙니다. 처음 아담은 영과 육을 도저히 분리할 수 없는(죄 때문에 비로소 분리된) 그런 ‘영육합일체'였습니다. 아담은 그야말로 ‘몸을 입은 영혼’이었습니다. 몸 없이 둥둥 떠다니는 유령이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이 주제, 곧 하나님께서는 방편을 사용하신다는 주제가 제3조의 첫 부분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이 믿음에 이르도록 하려고 하나님께서는 자비롭게도 크고 기쁜 소식의 파자를 그분이 원하시는 사람에게 원하시는 때에 보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복음을 “전파자를 통해” 보내십니다. 하나님은 방편을 사용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이 주제를 두 방향으로 살피도록 합시다.

첫째, 주권자이신 하나님
둘째, 그 주권자께서 사용하시는 방편

따라서 우리는 '죄'와 '사망'이 연계된다는 것을 장례식에서 잘 볼 수 있다. 원래 인간은 '영'과 '육'이 분리될 수 없게 지어졌지만, 죄로 인하여 분리 가능하게 되었고, 육체가 죽을 때 몸은 땅에 파묻히고 영은 하늘로 올라가 즉 우리는 장례식에서 '중요한 죄의 결과물'을 보게 되는데, 곧 죄 이전에는 분리될 수 없었던 영혼과 육체가 분리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신자의 '부활소망'이라는 것은 마지막 날 이 모든 것이 극복될 때, 우리가 다시 ‘영육합일체’가 될 수 있다는 소망이다. 육체도 회복되어야 한다(롬 8:22-23).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하는 것을 우리가 아나니, 이뿐 아니라 또한 우리 곧 성령의 처음 익은 열매를 받은 우리까지도 속으로 탄식하여 양자 될 것리 몸의 구속을 기다리느니라."

하나님은 주권자시다!

앞선 제2조에서 우리는 사람이 죄에 빠졌으나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보내셨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 그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모두 다' 구원을 얻게 됩니까?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독생자를 보내셔서 우리 죄의 문제를 청산하실 때 이것을 '모든 사람이 다', '자동적으로 혜택을 받도록'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이미 오셨음에도 심판받을 사람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서도, 경험을 통해서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이 구원의 은덕에 참여하게 됩니까?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은 이 지점에서 펠라기우스의 생각을 따랐습니다. 말하자면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구원을 완전히 베푸셨고, 이제 이 구원은 마치 백화점 진열대에 놓인 상품처럼 모든 사람을 위하여 전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베푸신 이 구원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구원 받기에 충분한 것으로서, 이미 행해졌고 베풀어졌습니다.

그러면 다음의 문제, 즉 어떤 사람이 실제 구원을 받느냐의 문제는 어디에서 결정이 되느냐? 그것은 바로 사람이 이 진열된 구원을 집어 드느냐 마느냐'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의 생각에 따르면, 결국 구원이 실제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임하느냐의 문제는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달렸습니다.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의 이야기는 앞부분의 일부만 맞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를 충분히 구원하실 수 있다(잠재된 능력)는 것을 믿고,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베푸신 속죄의 제사가 실제로도 모든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했다는 것도 믿습니다(실현된 능력). 즉 그리스도의 속죄의 제사가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 바로 여기까지만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의 이야기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은 모두 틀렸습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구원을 백화점 진열장에 전시해 두신 후에 "너희가 고른다면 너희의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전적으로 우리 인간의 능력에, 인간의 선택에다 매몰시켜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성경은 정반대의 사실을 가르칩니다.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고자 하시는' 자를 완악하기 하시느니라- 롬 9:18

“하고자 하시는”은 하나님의 주권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거나 완악하게 하십니다. 주체는 하나님입니다.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_롬 9:16
“원하는 자”로부터 말미암지 않습니다! "달음박질하는 자”로부터 말미암지 않습니다!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을 뿐입니다.

그 자식들이 아직 나지도 아니하고 무슨 선이나 악을 행하지도 않았을 때에 택하심을 따라 되는 하나님의 뜻이 행위로 말미암지 않고 오직 부르시는 이로 말미암아 서게 하시려고_롬 9:11

“택하심을 따라 되는 하나님의 뜻”은 사람의 행위로 말미암지 않고, 오직 부르시는 이로 말미암습니다. 에서와 야곱은 '자신의 나음' 때문에 택자가 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_엡 1:11

우리가 예정을 입고 기업이 된 것은 오직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된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보내셔서”(요 3:16) 우리의 모든 속죄를 이루신 후, 그 속죄가 우리에게 적용되게 하실 때에도 '우리의 자율에 전적으로 맡기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된 것은 전적으로 예정하신 하나님의 선택 때문이지 우리의 선택 때문이 아닙니다.

즉, 우리를 사랑하셔서 속죄를 이루신 것도 하나님의 일이지만, 동시에 이것의 적용, 곧 어떤 사람이 그 혜택에 참여하게 되느냐의 문제도 모두 하나님께서 스스로 정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3조 첫 부분의 “원하시는 사람에게 원하시는 때에”라는 구절에 유의해야 합니다. 누가 원하셨습니까? 하나님께서 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신 후, 그 구원의 은덕이 누구에게 적용될까를 정하실 때 하나님께서는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의 주장처럼 그것을 진열해 놓으신 후 사람에게 맡기신 것이 아니라, “그분이 원하시는 사람"을, “그분이 원하시는 때에” 부르기로 정하셨습니다.

원하시는 분께서 원하시는 사람을, 원하시는 때에 부르십니다. 우리의 구원에 절대적인 강조는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성경은 어떤 방식으로도 여기에 우리가 침해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실로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고자 하는 자를 강퍅케"(롬 9:18) 하십니다.
전파하는 이를 보내시는 분

그리고 여기에 이어지고 있는 구절은, 이렇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을 원하시는 때에 부르실 때 전령을 사용하신다는 것입니다. 다시 3조의 앞부분을 읽겠습니다.

사람이 믿음에 이르도록 하려고 하나님께서는 자비롭게도 이 크고 기쁜 소식의 전파자(전령)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에게, 그리고 원하시는 때에 보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원하시는 사람을 원하시는 때에 부르시기 위하여 전령을 사용하십니다. 이 신조 본문 안에 나오는 말씀이 로마서 10장 14절과 15절입니다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오,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오,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오,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리오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 10:14-15

이 말씀은 바로 앞 절인 13절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_롬 10:13

로마서 10장 13절은 우리에게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구원을 얻는다고 말씀합니다. 이때 “누구든지”는 당시 로마서의 정황에서는 바로 앞 절인 12절의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입니다. 이 말씀은 사람들 중에는 차별이 있을 수 있지만, 주님은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신다는 뜻이고, 주님은 유대인만의 주가 아니라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의 주가 되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구원을 얻는다는 이 말씀은 어느 누가 되었건 간에 주의 이름이라는 것을 '부르기만 한다면' 구원을 얻게 된다는 뜻입니까? 13절 말씀의 뜻은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 거기에 초점이 있어서, 누가 되었건 간에 이 방편, 곧 ‘주님의 이름을 부른다'는 이 방식만 붙든다면, 그 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다 구원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까?

여기서 주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여기 어떤 함정이 있습니까? “누구든지"라는 말에 '인간의 자유의지'를 실어 읽어보십시오. 이 말씀이 "누가 되었건 간에, 그가 스스로 자기의 주체성을 담아서 자기가 이 주님의 이름을 부르기만 한다면!' 이 사람에게는 구원이 임할 것이다!" 이런 뜻이냐는 말입니다. 바로 이것이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즉 '내 편에서', '내가' 이를 붙들기만 하면 나에게 구원이 임하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구원은 이미 이루어져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으니, 내가 담대히 가서 그것을 집으면 되는 것, 곧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면”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전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이런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성경은 의도적으로 13절 뒤에 14절과 15절을 붙여 놓았습니다. 다시 14절과 15절을 보십시오.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14절)

주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누구나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 성경은, 이어서 이렇게 되묻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부른단 말이냐?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면 구원을 얻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누구나 주의 이름을 부를 수는 없다.” 그렇습니다.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겠습니까? 성경은 계속 말씀합니다. 이제 어떻게 믿게 되었는지로 질문은 거슬러 올라갑니다.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14절)

들었기 때문에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듣는 것’은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겠습니까?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14절)

그렇습니다! 전파하는 자가 있었기 때문에 듣게 된 것입니다. 듣게 되었으니 믿음이 있게 된 것이고 믿음이 있으니 주의 이름을 부른 것입니다. 이렇게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씀에는 부연이 계속해서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이 무엇입니까? 최종적으로 이 "전파하는 자”는 어디서 왔습니까?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15절)

모든 귀결이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보내신 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구원을 얻습니까? 아닙니다. 주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누구든지 구원을 얻는다는 사실 자체는 맞지만,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를 수는 없습니다. 누가 주의 이름을 부를 수가 있습니까? 믿어야 부를 수 있습니다. 누가 믿을 수 있습니까? 들어야 믿을 수 있습니다. 누가 들을 수 있습니까? 전파하는 이가 있어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럼 전파하는 이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습니까? 보내신 이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즉 로마서 10장 13절의 말씀,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라는 말씀은 우리가 흔히 오해하듯이 '믿는 행위를 하는 주체 된 나' 혹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주체 된 나'에 초점이 있는 말씀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구원이 얼마나 오직 전파하는 이를 보내신 하나님께만 달려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아르미니우스주의자들의 말처럼 백화점에 진열된 구원을 '내 손으로 집어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1조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죄를 지은 후에 오히려 하나님을 피하여 달아났습니다. 구원은 오직 우리를 향해 이 복음을 말할 이를 보내신 주권자 하나님의 뜻과 의지에 의해 시행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라는 말씀을 읽을 때, 거기에서 '인간의 자유'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누가 되었든지 간에 내가 주를 부르기만 하면!'이라고 상상해서는 안 됩니다. 이 말씀은 ’나의 자유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자격 없는 우리를 불러 주셨다’는 데 강조점이 있는 것이고, 이어지는 14절과 15절까지 함께 읽으면, 바로 여기에 설계자가! 곧 우리의 구원 전체를 주관하시고 방편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것을 밝히 보여 주기 위한 말씀인 것입니다!

그분이 사용하시는 전령

여기에 비로소 전령이 있습니다. 첫째 주제에서 살핀 대로,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하나님 스스로의 주권을 강조하십니다. “그분이 원하시는 이가, 그분이 원하시는 때에 구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이루시기 위하여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이 일을 하지 않으시고 방편을 사용하셔서, 곧 '전령을 보내셔서' 이 일을 하신다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16장에는 옷감 장사였던 '루디아'라고 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 행 16:14

본문을 보면, 이 말씀은 같은 장 6절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시거늘 그들이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땅으로 다녀가”라는 말씀 뒤에 따라 나오는 말씀입니다. 더불어 7절에는 “예수의 영이 허락지 않아" 비두니아로 갈 수 없었다고 말하고, 여기에 이어 바울은 밤중에 환상을 봅니다.

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가로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9절)

바울은 아시아 지역에 있었는데, 성령님께서 바울로 하여금 그 지역을 떠나게 하십니다. 그리고 비두니아로 가는 길도 역시 성령님께서 막으셨습니다. 그렇고 하시면서 밤중에 환상을 보이시는데 마게도냐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마치 도냐로 가라는 것인데, 마게도냐 지역의 첫 성이 빌립보였으며 그 빌립보 성어 “자색 옷감 장사 루디아"를 만난 것입니다.

사도행전의 이 본문을 읽으면서 번거롭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십니까? 하나님은 루디아의 마음이 제 스스로 변하게 하실 수 없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루디아의 마음에 갑자기 빛을 비추셔서 성령님으로 인해 환하게 만드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자색 옷감 장사 루디아"의 마음을 여시기 위하여 매우 번거로운 방법을 사용하셨습니다. 말씀을 전하러 전도 여행을 하고 있던 바울의 여행 스케줄을 조정하시고, 바울의 꿈에 나타나 마게도냐인을 보여 주셔서, 그가 빌립보로 들어가 루디아를 만나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일을 번거롭게 하셨을까요? 여기에 스며 있는 하나님의 의중을 읽도록 합시다. 이것이 서론에서 말한 '육을 경시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이 물질세계를 친히 만드신 하나님'입니다. 즉 하나님은 방편을 사용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교회, 눈에 보이는 직분자, 눈에 보이는 예배, 눈에 보이는 성도들을 통해서 신앙생활 합니다!

하나님은 물질세계 속에 영의 세계를 투영하셨습니다. 성찬은 말씀의 현현이며, 하나님의 우편에 계신 주님은 몸을 입고 계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물질세계 속에 오셨다는 사실, 곧 성육신을 결단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방편’을 통해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단순히 '방편'만으로 그치지 않는, 이 창조계 전반에 걸쳐져 있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방식'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눈에 보이는 교회를 경시하고 하늘에 있는 추상적 교회만을 마음속에는 일은 버리십시오. 시간 속에 있는 우리가 일주일에 한 번 만나게 되는, 특정한 어떤 날에 예배로 나아와서 육체를 입고 나무 의자에 앉아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이 예배의 시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천상의 예배와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사람 목회자가 여러분에게 말씀을 전하더라도 그 말씀의 주체가 주님이십니다. 따라서 우리의 영혼은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성경의 말씀을 먹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한 주에 한두 번씩 예배 때 선포되는 여러분이 소속된 교회의 목사의 말씀을 통해서 먹고 자라는 것임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방편을 사용하시고, 방편을 통해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은 “원하시는 사람을, 원하시는 때에” 부르시되, 그 사람의 마음에 '신 내림하듯이' 말씀하셔서 그를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공적이며 눈에 보이는 회중의 집합체인 이 교회 속에서, 여러분에게 말씀을 전하도록 부름을 받은 직분자를 통해서, 이상하고 기이한 신비의 방식으로서가 아니라 각자의 이성을 사용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언어(말)를 통해서, 여러분을 부르고 계십니다.

이것을 분명히 알고 믿을 때에만, 우리의 신앙이 '사변화'되거나 '추상화'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눈에 보이는 교회를 경시하지 않게 되고, 말씀 사역자가 하나님의 사자임을 깨닫게 되며, 예배의 시간 속에서 바르게 앉아 집중하여 예배를 드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앙은 공중에 둥둥 뜬 뜬구름만 잡는 것이 되어 삶과 분리될 것입니다.

사탄은 언제나 우리의 약점을 노리기 때문에, 정확히 이런 점을 공격하여 무너뜨리려 합니다. 예배의 행위보다는 예배의 본질이 중요하다는 말로 우리를 꼬드겨서, 교회의 공적 예배에 참여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영적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인품이나 그와의 관계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교회라는 것은 영적인 것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성도들에게 치중하는 것보다는 더 영적인 일에 시간을 소비하라고 유혹합니다. 하지만 미혹되지 마십시오! 우리 주님께서는 '성육신', 곧 몸을 입고 이 세계에 오셨습니다!

이 두 가지 주제를 꼭 기억합시다. 첫째, 모든 것의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 구원을 다 이루신 후 진열장에 넣어 우리에게 고르도록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책임감 있는 아버지이시고, 따라서 우리를 위한 속죄의 사역을 '이루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적용'되는 데까지 책임을 다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원하시는 분의 뜻대로’ 이 모든 일이 이루어짐을 믿어야 합니다.

더불어 둘째 주제도 꼭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방편을 사용하시고, 우리는 영육합일체입니다. 이 사실을 놓쳐 버리지 않을 때에만 우리의 신앙은, 우리의 믿음은 허공에 쌓인 성처럼 되지 않고, 든든한 반석 위에 서 있는 성곽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