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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과 율법의 요구와의 관계
비참과 율법의 요구와의 관계 2023년 9월 10일 주일 오후 교리 설교 성경본문 : 마22:34-40; 롬1:18-27; 2:1-16 설교본문 : HD 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비참이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난 1주일 설교를 들으면서 2문은 다루지 않고 넘어갔지만, 2문에는 1문에서 나오는 그 복된 위로 가운데 살고 죽기 위해서 신자는 세 가지를 꼭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 비참을 알아야 하고, 둘째, 구원 얻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셋째, 구원 얻은 후 감사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 중 첫째가 “자신이 비참하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복된 위로’ 가운데 있으려면 반드시 자신의 비참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비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십시오. 비참은 무엇이며 왜 우리는 비참한 것입니까? 비참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딘가로부터 떨어졌기 때문에, 이탈했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입니다. 그렇다면 비참이라는 것은 반드시 그 전제가 되는 상황이 지금보다 더 좋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언제나 우리는 우리를 기준으로 무언가를 해석하려고 합니다. 인류의 일반적인 상황은 날 때부터 ‘죄인’이었다가, 후에 그리스도를 통해 ‘구속’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의 시각으로는 그 시작을 죄인이었던 바닥부터 보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본연에 대해서 생각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우리가 원래부터 여기 바닥에 있은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태초부터 바닥이었다면 ‘비참’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원래 바닥이었는데 왜 비참하겠습니까? 비참이라는 감정은 ‘떨어졌다’는 전제 때문에 옵니다. 마치 부잣집에서 태어난 아들이 가산을 다 까먹고 나서 3평짜리 자취방에서 컵라면을 먹으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할 때처럼, 비참이란 그렇게 떨어진 것에서 오는 감정입니다. 독일어로 ‘비참’이라는 말의 근본적인 뜻은 ‘포로로 끌려가 있어서 본토로부터 떨어져 있는 상황’, 즉 “원 상태의 상실”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비참’을 항상 ‘그전의 아름다웠음’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원래 상태’가 어떠했는지는 바로 다음 주일인 3주일의 6문에서 설명되고 있습니다. 6문은 이렇게 묻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원래 악하고 패역한 상태로 창조하였습니까?” 대답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선하게, 자신의 형상, 참된 의와 거룩함으로 지으셨습니다.”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방금 들었던 말씀의 요지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원래 상태’가 있었습니다. 즉 타락 이전, 범죄 이전의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던 모습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에서부터 지금 우리는 ‘떨어져’ 있습니다. 비참은 바로 이 사실에서 기인합니다. 그렇다면 이 원래 상태의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이었습니까? 타락하기 전의 상태를 상상할 때에 많은 사람들이 “에덴동산에 살면서 마음껏 먹고 싶은 것 먹고, 입고 싶은 것 입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무릉도원처럼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것은 그냥 불신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세계입니다. 여기에 하나님이 있습니까? 여기에 하나님과 우리와의 신적 관계가 있습니까? ‘하나님’이 없는 에덴이 무슨 에덴이겠습니까? 따라서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타락 이전의 에덴의 모습은 사실상 ‘성경적 에덴’이라기보다는 ‘불신자들의 이상세계’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입니다. 하나님과는 상관없이 그저 우리의 육신에 좋은 이상세계는 적어도 성경이 그리고 있는 우리의 원래상태, 원죄 이전의 완전한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경이 그리고 있는 우리의 타락 전, 완전한 아름다움의 원래 상태는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볼 수 있어야만 합니다. 적어도 우리에게 있어서 참된 낙원이란, ‘육적인 행복함’이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 있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조금 전에 읽었던 6문의 대답은 우리의 원래 상태의 아름다움을 성경적 의미대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타락 이전 우리의 원래 모습이 아름다웠다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선했고’, ‘하나님의 형상’이었고, ‘참된 의와 거룩을 간직한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2장을 통해 보는 인간 본연의 모습 우리는 오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우리의 원래 상태’에 대해서 이러한 가치관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1)‘원래 상태’가 있었고, 2)거기에서 타락함으로써 그것을 잃어버리고 떨어져 ‘비참’하게 된 것이다. 3)그리고 그 잃어버린 ‘원래 상태’는 ‘육적인 어떤 즐거움이나 만족’보다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진정한 아름다움, 즉 “하나님이 보시기에 선했고, 하나님의 형상이었고, 참된 의와 거룩을 갖췄다는 뜻”이다. 이 관점을 먼저 정립하시고 4문의 질문과 답을 보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우리는 이 ‘원래 상태’에 대한 관점을 오늘 교리문답 제 2주일의 4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마태복음 22장의 주님의 말씀과 연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한 율법사가 예수님을 찾아와서는 “선생님이여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크나이까?”라고 물었을 때 바로 이 4문의 대답으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 우리가 다 잘 아는 대로 이것이 주님께서 율법을 요약하신 내용이었습니다. 성경이 쓰고 있지 않으므로 우리는 이 대답을 들은 율법사가 과연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 율법사가 통상의 당시의 바리새인들과 율법사들처럼 생각했다면, 주님의 말씀의 의도를 깨닫지 못했을 것입니다. 같은 측면에서, 오늘날 성도들도 이 마태복음 22장의 주님의 말씀의 의미를 잘 깨닫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유는 바리새인들과 율법사들이 깨닫지 못한 것과 비슷합니다. 대개의 성도들이 주님께서 여기서 하신 이 말씀, 곧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말씀을 들으면, 곧바로 그 생각이 알미니안주의로 달려가기 때문입니다. “내가 열심히 마음을 다하고, 내가 열심히 목숨을 다하고, 내가 열심히 뜻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려고 애써야 하겠고, 내 이웃도 내 몸처럼 엄청 사랑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야 되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러분! 이것이 과연 주님의 의도였겠습니까? 만약 그것이 주님의 뜻이었다면, 주님의 가르침과 바리새인들의 가르침의 차이점이 무엇입니까? 주님은 율법주의자들의 가르침과 똑같은 것을 가르친 것입니까? 우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서,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알려주시려는 것이 주님의 가르침의 목적이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 가르침을 바리새인들처럼, 율법사들처럼 이해하기 때문에 이 가르침은 ‘실천적인, 강제적인’ 어떤 훈령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잘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이제껏 신앙생활을 해 오면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부담스러우셨습니까, 행복하셨습니까? 아마도 제가 생각하기로, 우리들 가운데 이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 그것을 ‘아름답다’ 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 주님의 가르침을 들을 때의 느낌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십계명 등을 들을 때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마음이 기뻐서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해야 한다니까 할 수 없다는 식입니다. 이것이 바로 마태복음 22장의 말씀을 알미니안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오히려! 주님께서 마태복음 22장에서 보여주시는 말씀의 뜻은 ‘우리를 얽어매기 위한 행위 규정’이라기보다, ‘인간 본연의 모습’입니다. 이 말씀이 ‘구약 율법 전체의 요약’으로 말씀하신 것이니 사실상 율법 전체가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약 율법이란 것이 비록 타락한 죄인의 눈에는 지키기 어려운 높은 성벽처럼 보이지만, 원래 율법이란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것이고, 죄의 지배 하에 있지 않은 인간에게 이것을 지키는 일은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아담에게 이 규정들은 지키기 ‘쉬운’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을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사랑하며, 이웃을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 속에서 우리는 ‘알미니안적인 행위 규정’을 발견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율법의 본연’이 어디에 있는지, ‘하나님의 원하심’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인간의 본래 모습은 어떤 것을 원하는 것이었는지’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율법을 통해서만 비참을 안다는 것의 의미 이제 우리는 문제의 지점에 왔습니다. ‘우리의 본연의 모습’이 마태복음 22장 말씀처럼, 그리고 오늘 4문의 대답처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당연합니다. 우리가 비참하다는 것은 이 상태에서 떨어져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대답은 빨리 그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 문제가 3문과 5문의 내용입니다. 문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비참에 빠졌다는 것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문제의 요지입니다. 3문 말씀이 함의하고 있는 뜻을 잘 깨달아야 합니다. 3문은 분명히 “죄와 비찹함을 어디에서 아느냐”라고 묻고는 그 대답을 “하나님의 율법에서 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점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율법을 통하지 않고서는 자신이 비참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진리로’, ‘말씀을 통해서’가 아니어도 어떤 사람들은 대단한 도덕적 자각을 갖습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죄에 대한 자각은 그리스도 앞에 서지 않아도 고도의 종교에 가면 다 있습니다. 불교의 승려들은 대단히 절제된 삶을 삽니다. 심지어 그리스도인들은 아무런 가책 없이 다 누리는 세상 문화도 다 단절하고 살면서 극도로 자신을 선한 삶에 내어 맡깁니다. 외면적으로만 본다면 불교의 승려들이야말로 자신의 비참을 진실로 잘 깨닫고 있는 사람 같습니다. 이슬람교에도 이런 종류의 자기비하와 단절, 신 앞에서의 겸손이 있고, 다른 종교들에도 이런 종류의 ‘일종의 죄인된 자신의 비천함에 대한 자각’이 있습니다. 3문이 가르치는 것은 “이런 것들은 ‘죄의 자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3문은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죄와 비참함을 ‘율법을 통해서만’ 압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이 깨닫게 해 주시는 죄의 자각 외에는 우리가 마음으로 자신을 ‘나는 짐승보다 못한 죄인이다’라고 통회하면서 울부짖는다고 해도 그것은 진정한 ‘죄와 비참의 깨달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인간의 본성적 ‘도덕적 자각’일 뿐입니다. 이것은 그로부터의 회복이 ‘하나님께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종교생활에 귀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죄를 깨달은 것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죄인식’을 가진 사람은 깨달음을 얻으면 승려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리스도께로 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십시오. 성경에서 죄는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지, ‘도덕적 악’이 아닙니다. 3문은 분명히 우리는 율법을 통해서만 죄를 깨닫는다고 말씀합니다. 로마서 1장의 말씀이 우리에게 이것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로마서 1장의 말씀을 흔히 ‘일반은총’에 대한 옹호 구절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로마서 1장 19절, 20절 말씀이나 로마서 2장 14절 말씀은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방인에게도, 그 마음속에 율법이 새겨져 있다”라는 식으로 이해되어져서, 어떤 경우에는 그리스도 없는 사람들 마음속에도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것이 들어 있다라고 오해하는데 첨병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방금 말했던 내용, 즉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고는 결코 사람은 죄를 깨달을 수 없다’라는 진리는 이 로마서의 말씀에서도 역시 동일하게 울려퍼지고 있는 귀한 교리입니다. 여기에는 일반은총으로 사람이 구원얻을 도리가 전혀 발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 두 구절에서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이 로마서의 말씀들이 ‘책망의 문맥’에서 쓰여졌다는 사실입니다. 이 말씀들을 가지고 사람이 본성적으로 하나님을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문장만 떼어 와서 생각하고, 그 문맥을 읽지 않습니다. 분명히 보십시오. 1) 먼저 로마서 1장 19절과 20절의 말씀은 “사람의 속에 하나님을 알만한 것이 있다(19절), 그리고 하나님께서 지으신 피조 세계 속에 하나님의 능력과 신성이 분명히 나타나기 때문에 핑계하지 못한다(20절)”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속에 있는 것으로, 자연세계 속에 있는 것으로 하나님을 알아라”라는 말씀이 결코 아닙니다. 이 말씀이 들어 있는 내용은 18절 말씀,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자들에게 하늘로부터 나타난다.” 21절, “(20절의 분명히 보여 알게 된다는 것을 전제하고) 하나님을 알되 오히려 마음이 허망하여졌다.” 이런 문맥입니다. 즉! 이 말씀들은 사실상 “사람이 전혀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로마서 1장의 말씀은 사람이 ‘지금도’ 본성과 자연을 통해 하나님을 알고 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본성과 자연은 원래(우리가 오늘 배웠던 ‘원래 상태’) 하나님을 드러내도록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구절들을 둘러싼 말씀들이 알려주는 바는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죄로!’ 그것을 다 가리우고 망쳐버렸다는 것입니다. 19절과 20절이 사람의 마음속에 본성적으로 하나님을 안다고 가르칩니까? 그렇다면 이후의 결론을 보십시오. 21절에서 23절을 읽어보십시오. 사람의 결국은 그 본성을 통해 하나님을 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우상숭배한다”, 24절 이하 “그것을 가지고 더러움에 자신을 드려서 합당치 못한 일을 하게 되었다”입니다. 즉! 이 구절의 말씀들은 우리가 본성적으로 하나님을 알 수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가 본성적으로는 하나님을 알 수 없다는 말을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원래 상태를 죄가 망가뜨려 놓아서, 이제 모든 이들이 우상숭배하고 탐색하고 남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이 구절의 논지입니다. 2) 2장도 마찬가지입니다. 2장 14절의 말씀이 “율법 없는 이방인이 본성으로 율법의 일을 행할 때 그것이 자기에게 율법이 된다”는 구절 역시 그 문맥은 ‘심판의 문맥’입니다. 그 바로 앞에 있는 12절 말씀을 보십시오. “율법 없이 범죄한 자는 율법 없이 망하고, 율법이 있고 범죄한 자는 율법으로 말미암아 심판을 받으리라” 성경이 율법 없는 이방인의 마음속에도 율법의 일이 있다고 말한 것은 “그러니까 그걸로 하나님을 알고 구원을 얻으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핑계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1장의 내용과 똑같습니다. 2장 14절의 내용 역시 여기에 언급된 모든 이들이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이런 것이죠. “저는 이방인이어서 율법을 잘 모르는데요”. 이렇게 핑계할 때 그에 대한 대답으로 14절이 주어진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율법 없는 이방인에게도 원래 율법의 내용을 심으셨다. 따라서 너도 핑계할 수 없다.” 2장의 전후 문맥 모두가 이렇게 율법이 있어도, 율법이 없어도,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다는 것을 말씀하는데 포커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속으시면 안 됩니다. 오늘날! 그리스도 없이 마음속에 본성적 의가 있는 것처럼, 창조세계, 자연 속에 은근히 하나님의 모습이 깃들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세 때는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같은 위대한 철학자들은 “거의 구원받을 뻔 했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거짓된 ‘일반은총의 함정’입니다. 로마서를 살펴보면, 인간은 이 일반은총으로 인해서 구원을 얻을 비슷한 경지까지 오르거나, 하나님을 알거나, 인간 자신의 죄와 비참함을 알기는커녕, 말씀이 증거해 주지 않는다면 모든 이들에게 약속된 미래는 ‘필연적인 멸망’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는 결단코 죄를 깨달을 수 없다”, “설령 죄같은 것을 깨닫고 죄책감이 들거나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말씀을 통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죄의 깨달음’, ‘비참의 깨달음’이 아니라 단순히 ‘종교심’일 뿐이다”, “이 자연세계를 살펴보는 것으로는 결단코 하나님도, 하나님의 속성도, 하나님이 세계를 지으셨다는 사실도 결코 깨달을 수 없다”라는 사실을 분명히 정리해야 하겠습니다. 일반은총이란 믿지 않는 불신세계에 적용될 수 있는 용어가 아니라, 오직! 신자에게만 적용될 수 있는 용어입니다. 즉 특별은총을 통해 구원을 얻은 신자에게만! 일반은총이 존재합니다. 그리스도 없이 아무도 일반은총을 볼 수 없고, 우리는 아무에게도 특별은총과 상관없이 일반은총이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결론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설교의 앞부분에서 우리가 ‘원래 상태’로부터 ‘떨어져 있는 상태’이며, 그 원래 상태라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 있는 상태, 즉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선하고, 하나님의 형상이고, 참된 의와 거룩함의 상태라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떨어진 상태에서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려면 반드시 ‘비참’을 깨닫고 ‘원래 상태’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3문에 의하면 우리는 절대로 ‘스스로도’, ‘다른 종교에서도’, ‘종교심의 어떤 행동으로도’ 그 깨달음에 이르지 못합니다. 비참에 대한 깨달음은 오직! 율법을 통해서만 옵니다. 그러므로 결론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1)‘비참을 깨달아야만’ 이 비참함에서 탈출할 수 있는데, 2)그 깨달음은 율법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우리의 상태에 대한 모든 이해를 ‘하나님의 말씀 아래’ 복종시켜야 합니다. 내가 나를 들여다본다고 해서 알 수 없고, 사회의 종교현상들을 연구한다고 해서 알 수 없고, 이방의 수많은 고대 종교서적들을 탐독한다고 해서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비참을 깨달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알려주신 하나님의 말씀, 율법’ 거기에밖에 없습니다. 이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여, 인간 의존적, 행동 의존적, 세상과의 구도 속에 정체성을 찾으려 하는 모든 시도들을 다 포기하고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에만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맡기는 우리들이 되도록 합시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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