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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의도와 사람의 타락
하나님의 의도와 사람의 타락 2023년 9월 17일 주일 오후 교리설교 설교본문 : HD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받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지난 주일에 2주일을 살피면서 3주일의 첫 번째 질문인 6문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지난 주일의 설교가 “우리의 원래상태와 비참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면, 오늘 설교의 내용은 ‘왜’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원래 상태’에 있다가 거기에서 떨어져 타락하였고 그로 말미암아 비참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면 이제 그 다음을 물을 차례입니다. “왜 이렇게 된 것입니까?” 이렇게 물을 때 물을 수 있는 첫 질문은 “이렇게 된 원인이 하나님께 있는가?”, 혹은 “하나님께서 애초에 이렇게 되기를 원하셨는가?”라는 질문입니다. 6문이 묻고 있는 것이 그것이죠. “하나님께서 사람을 그렇게 악하고 패역한 상태로 창조하셨습니까?” 이것을 소위 ‘신정론의 문제’라고 합니다. 악이 존재한다는 이 현실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이 악을 존재케 했거나 어쨌건 이 악이 존재하는 데 기여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언제나 인류 역사에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성경 말씀을 따라 교회는 언제나 하나님께서는 죄나 악을 원치 않으신다는 것을 늘 말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본성은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면 이러한 악이 저질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라고 질문했습니다. 특별히 현대에 들어와서는 독일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태인 등을 집단 학살하는 만행이 저질러지면서 이 신정론의 문제에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교리문답 내용을 통해서 두 가지 문제를 살피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성경이 알려주는 ‘하나님의 의도’입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인간 본연의 의도는 무엇이었는가? 과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지위에 있기를 원하셨는가? 그것을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렇다면 인간이 타락하게 되었을 때의 그 지위와 실체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사람이 처하게 된 타락의 의미를 아는 것이 이 두 번째에서 살필 문제입니다. 1. 먼저 ‘하나님의 의도’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6문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셨을 때에 ‘선하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참된 의와 거룩함으로’ 지으셨다는 사실을 읽습니다. 그리고 교리문답은 곧바로 사람이 이렇게 지어졌다는 것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이어서 대답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마음으로 사랑하며 영원한 복락 가운데서 그와 함께 살고 그리하여 그분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름답게 지으셨을 때, 원래 원하셨던 것이 무엇입니까? 이 대답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바는 명확하고 선명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이 내용은 하나님께서 처음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참된 교제가 있기를 바라셨다”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 이 용어들을 잘 보십시오. 모두 ‘교제’의 용어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1)바르게 알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리고 2)그분을 마음으로 사랑하기를 원하셨습니다. 3)그리고 영원한 복락 가운데 우리가 살게 되기를 바라셨고, 4)그리하여 그분께 영광을 돌리기를 바라셨습니다. 이것은 ‘교제’의 용어들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우리를 ‘원래 상태’로 지으셨을 때, 그 원래 상태에서 우리와 ‘교제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신부요 자녀들인 우리들 하나님께서 처음 우리를 지으셨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신부요 자녀’로 지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류를 자신의 ‘종들’로 지으셨거나, ‘심부름하는 로봇’으로 지으신 것이 아니라, 결혼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신랑의 심정으로 우리를 자신의 배필로 지으셨습니다! 성경이 그려주고 있는 인간관에 의하면, 인간은 결코 가치 없는 존재로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욥기 38장 이하에 보면 욥기를 결론지으면서 하나님이 등장합니다. 욥과 세 친구들의 변론들이 이어질 때 엘리후가 나타나 마지막으로 그 내용들에 대해 꾸중을 하고,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그들을 꾸짖으시면서 세계창조를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 창조에 대한 언급들은 “이 창조가 이렇게 경이로운데... 너희가 과연 이 경이로움을 제대로 아느냐”라는 말씀을 하시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하나님께서 “땅의 기초를 놓을 때”(욥38:4), 그 도량을 정한 것, 그 준승을 띄운 것, 그 주초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이 돌을 누가 놓았는지 아느냐? 라고 질문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땅의 기초를 놓은 작업을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 “그때에 새벽 별들이 함께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쁘게 소리하였다”라고 말씀합니다. 이 구절을 잘 읽어보면 하나님께서 세계를 지으실 때 땅의 기초를 놓으신 일은 온 우주의 별들과 천사들이(혹은 ‘별’과 ‘천사’가 대구로 둘 다 천사) 찬미의 노래를 부르는 위대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들을 보면 아침이 밝는 것(12,13절), 비와 이슬이 내리는 것(25-28절), 별들을 인도하시는 것(31-33절) 등의 언급들이 나오면서 하나님의 창조의 기이함을 이야기합니다. 욥기의 이 말씀들은 세계창조의 위대함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욥에게 이렇게 말씀하심으로써 “네가 이 위대한 하나님의 창조사역을 다 아느냐?”라고 질문하고 있습니다. 실로 이 말씀들에 의하면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사역은 인간이 이해할 수도, 유사한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탁월하신 작품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잘 생각해 보십시오. 이러한 욥기의 언급을 배경에 두고 창세기 1장을 보았을 때, 그 창조의 위대함의 절정이 무엇입니까? 창조 사건에서 진실로 강조되어 있는 ‘창조의 절정’은 ‘사람이 창조된 여섯째 날’입니다! 그렇다면 창조의 절정도 아니었던 지점에서 땅의 기초가 놓였을 때 우주의 별들과 천사들이 노래하였다고 한다면, 창조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창조는 어떻겠습니까? 쉽게 말하자면 창조사건 전체에서 인간이 지어졌을 때의 경이로움이란 욥기 38장이 말씀하고 있는 탄성보다 훨씬 더 크고 놀라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온 우주가 놀라는 창조의 절정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인, 자신의 아들인, 자신의 신부들인 우리 인간들’을 지으셨을 때 옵니다. 이 상황을 염두에 두고 동산을 거닐었던 아담과 하와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들은 결코 죽어 흙먼지가 되어 버릴 미천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에덴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 지키게”(2:15)하셨고, 심지어 “온 땅을 다스리고 정복할 권세”(1:28)를 주셨습니다. 땅의 모든 것들이 사람에게 주어졌습니다(1:29,30).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 그분이 그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아담이 동물들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을 때, 동물들을 그에게 이끌어 오신 것은 하나님이십니다(2:19). 아담의 독처하는 것을 보고 좋지 못하게 여기신 것은 하나님이신데(2:18),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랑의 눈길로 아담을 지켜보고 계셨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동산에 ‘거니셨다’(3:8)고 했는데, 하나님은 타락 이전의 창조 세계 속을 ‘마치 아담처럼’ 걸어 다니셨습니다. 타락 이전의 에덴은 하나님과 사람이 함께 교제하며 사는 공간이었고, 인간과 하나님은 친밀한 결혼 관계였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인류를 처음 창조하셨을 때, 그들에게 기대했던 것은 명확합니다. 우리들은 신부요 자녀들로 지어졌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교제의 대상’으로 지으셨고, 우리는 그분과 신의를 지키면서 살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교제의 언어’로 쓰여졌습니다. 이것이 교리문답 표현대로 하자면 “창조주 하나님을 알고, 마음으로 사랑하고, 영원한 복락 가운데 그와 함께 살고, 그리하여 그분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우리의 원래 상태는 하나님과 교제 관계 안에 있으면서 하나님과 부부관계로서의 사랑을 누리며, 창조주 하나님과 함께 살고, 또 그분께 영원히 영광을 돌려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2. 사람의 타락 그래서 문제는 그 다음 사람의 행동에서 옵니다. 사람이 이 ‘결혼언약’을 깨뜨려 버린 것입니다. 수백억의 자산가와 결혼을 한 여인은 자기 능력이 전무할지라도 그 자산의 혜택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어도 단지 그 수백억의 자산가가 자기 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는 좋은 차를 타고, 비싼 옷을 사고, 최고의 음식을 먹으면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음행을 저질러 남편에게 이혼을 당한다면 그녀의 상태는 이 모든 혜택으로부터의 상실입니다. 아담의 첫 죄악이 ‘반역’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방금 앞에서 하나님께서 인간과 맺기 원하신 것이 ‘결혼언약’이라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셨을 때 우리에게 기대하신 것은 남편되신 하나님께 대한 신부로서의 순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관계’를 깨뜨려버릴 때, 결혼언약을 파기할 때 모든 혜택도 상실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사람의 비참이 어디에서 왔느냐”를 묻는 가운데 있습니다. 사람의 비참에 있어서 하나님 편에서의 과실이 있습니까? 하나님 편에서 이것을 의도했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떤 각도나 방향에서 보아도, 모든 잘못이 인간 편에 있습니다. 6문은 그렇게 물었지요? “우리의 이러한 비참이 하나님의 의도입니까?” NO!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관계’를 원하셨고, 인간은 ‘관계’를 파괴했습니다. 하나님은 혜택을 베풀었고, 사람은 그 혜택을 발로 차버렸습니다. 우리 비참의 모든 원인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정론의 문제에서 죄의 원인자로 하나님을 지목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입니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맺어진 일들 가운데 하나님 편에서 인간에게 잘못 제시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계속해서 인간에게 이 길을 걷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 것을 강한 어조로 경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죄를 싫어하십니다. 시편 5편 4절은 “주는 죄악을 기뻐하는 신이 아니시다”고 하였습니다. 에스겔 18장 23절은 하나님께서 “악인이 돌이켜 떠나 사는 것을 기뻐하시지 아니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전도서 7장 29절 말씀은 “하나님은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다”고 증언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율법들은 하나님께서 죄를 싫어하신다는 것을 반복해서 증언합니다. 로마서와 요한일서는 죄를 짓는 자가 하나님께 속하지 않고 마귀에 속했다는 것을 말합니다(요일3:8; 롬5:12)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하나님은 사람을 아름답게 지으셨고, 그 사람과 결혼언약 안에 참된 기쁨을 누리기를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그것을 깨뜨려버렸고, 따라서 죄의 모든 원인이 사람에게 있습니다. 예정론의 멍에 가운데 있지 말라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경향이 발생하는 이유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이 전능하시니까 죄를 짓는 것도 다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입니다. 어떻게 말하자면 ‘운명’이라 할 수도 있겠고, 어떻게 보면 ‘예정’이라 할 수도 있겠고, 어떻게는 ‘하나님의 주권’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소위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정하신다는 미명下에 죄마저도 하나님의 인도 가운데 자행된 일이라 생각하는 것이 이런 생각의 요점입니다. 하나님의 예정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비밀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이 예정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하나님 편에서의 작정’과 ‘우리의 수고’가 맞물려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하나님의 작정하심은 ‘우리의 손’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해 보고 되면 ‘하나님이 되도록 예정하신 것’, 해 보고 안 되면 ‘하나님이 안 되도록 예정하신 것’이 아닙니다. 이건 그저 운명론입니다. 오히려 예정이란 그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그 일이 우리를 통해 이루어진다”라고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언제나 ‘책임’이 함께 있습니다. 운명론에는 ‘책임’이란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게 하나님의 소관이므로, 잘되든 못되든 다 하나님 탓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이 그르쳐지더라도 해당 당사자는 아무런 비난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로지 비난은 하나님만 받으면 됩니다. 이런 걸 잘 생각해 보면 운명론은 “인간이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하나님께 모든 걸 뒤집어씌우는 죄악된 생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운명론에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무엇을 해라”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하라’는 명령 자체가 원맨쇼일 뿐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결정하고 어떻게 될지 다 결정이 되어 있는데, 하나님이 그냥 ‘호의를 베푸는 척’ 인간에게 자유를 주시는 것처럼 보일 뿐이 됩니다. 이것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으며 하나님은 이런 식으로 세계를 통치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정론은 우리가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의 신비로운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이 어쨌든 우리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일에 우리가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물론 내가 노력을 안 한다고 해서 하나님의 예정이 비틀어지지는 않습니다만 내가 노력하느냐 안 하느냐에 대해 내가 분명히 책임이 있습니다.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 결합되어 있는지를 우리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라’와 ‘하지 말라’를 분명히 말씀하시고, 또한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과 능력도 주시기 때문에, 따라서 (비록 사람이 무엇을 선택할지 하나님이 알고 계시다 하더라도)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릅니다. 즉 죄를 범했다면 그 죄에 대한 책임이 ‘죄를 짓도록 정해 놓으신 하나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죄를 지은 그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다. 타락에 대한 이해 타락과 죄가 들어온 장면이 같은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정론을 그릇된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타락의 장면에서 실제적인 죄의 책임자는 인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1)인간에게 죄를 짓지 말라고 명령하셨고, 2)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죄를 짓도록’ 예정하신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타락으로 떨어진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본 의도와는 다른 인간의 주체적인 행동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은 오로지 우리의 ‘원래 상태’와만 관계되었고, 거기로부터 떨어지게 된 것은 오로지 ‘우리의 책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처하게 된 결국이 무엇입니까? 그 결국이 7문 대답의 마지막 부분과 8문의 내용에 나와 있습니다. “그 때 사람의 본성이 심히 부패하여 우리는 모두 죄악 중에 잉태되고 출생합니다.”. “우리는 그토록 부패하여 선은 조금도 행할 수 없으며 온갖 악만 행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앞에서 말할 대로 언약을 ‘관계의 용어’로 읽어야 한다면, 여기서의 언약 파기도 ‘관계의 용어’로 읽어야 합니다.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 무엇입니까? 원래 인간은 하나님과 ‘참된 관계’ 안에 있으며, ‘결혼언약 안에 있는 신부’였습니다. 그러나 인간 편에서 이 언약을 걷어차 버리자, 그의 존재, 그의 지위가 변했습니다. 그는 이제 ‘하나님과 관계가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원래 하나님과 관계 안에 묶여 있던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 바깥으로 떨어져 나가 버리게 되었습니다. “왜 아담이 범죄했는데 후손인 나까지 벌을 받아야 하죠?”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관계의 언어’로 보시면 쉽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끊어진 자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햇빛이 쬐지 않는 응달에서 음지식물로 자라게 된 우리는 끊임없이 자손을 낳아도 음지식물밖에 낳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왜 “부패하여 선을 조금도 행하지 못하고 악만 행하는 성향”을 지니게 되었나요? 선의 근원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끊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모든 죄, 우리의 모든 불의, 우리의 모든 악이 여기에서 옵니다. ‘관계’에서 옵니다. 하나님께 줄이 닿아 있는 인생, 하나님의 부요함을 맛보는 인생은 원래 하나님의 아름다움 안에서 존귀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리 손으로 끊어버렸고, 따라서 우리는 영원히 어둠만을 생산해내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교리문답 8문의 마지막 대답에서처럼, 새로운 생명을 주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지 않고서는 절대로 선을 창출해 낼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여기에 인간의 무능이 있고, 복음의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무능보다 다 탁월하시고 지혜로우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주와 아버지가 되심을 감사합시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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