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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파루시아
ㆍ작성일	2021-12-05 (일)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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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가라
너는 가라!
2021년 12월 5일 주일 오전 설교
성경봉독 : 창11:26-12:4, 수24:2-3,14-15, 행7:2-4
설교본문 : 창11:31-3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난 주 우리는 바벨탑을 건설하는 타락한 세상과 교회에 대항하여 하나님께서 거룩한 도시를 세우기 위해 벨렉의 후예인 아브람을 부르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 후속 이야기에 대한 말씀을 들으려고 합니다. 아브라함이 어떻게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게 되었는가를 중심으로 해서 ‘떠남“이란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떠남”이란 당연히 “인간도시를” 떠남이요, 바벨의 요소들로부터의 떠남입니다. 하지만 이 떠남이라는 주제는 더 깊은 주제들이 있습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삶을 통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우리의 삶 또한 하나님의 부름에 대한 순종의 삶 되기를 바랍니다.

1. 떠남에의 요구

거룩한 도시를 세우고자 했던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요구하신 것은 바벨의 정신에서부터의 떠남이었습니다. 그러면 이 떠남이 근본적으로 무엇으로부터의 떠남인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12장 1절입니다.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여러분, 아브람이 근본적으로 떠나야 했던 것은 “본토, 친척, 아비 집”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때 이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였을까를 생각해 봅시다.

아마 여러분들은 이것이 “아브라함의 근본이 되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야 했던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오늘날은 사실 사람들에게 “고향”이라는 것이 커다란 의미는 없습니다. 추억을 공유할만한 사람들이 다 떠나고 왕래조차도 자주 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고대는 지금과 달랐고, 많은 것들의 기초가 거기 있었습니다. “본토, 친척, 아비 집”이란 사실 “근거의 모든 것”입니다. 일족에게서 갈려 나와 생면부지의 땅으로 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존의 모든 근거를 부인하는 것이 됩니다. 따라서 이렇게 자기가 터전으로 삼고 있던 땅을 떠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좀 다른 것도 생각해 보려 합니다. 여호수아 24장 2절,3절입니다.

“여호수아가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에 옛적에 너희 조상들, 곧 아브라함의 아비, 나홀의 아비, 데라가 강 저편에 거하여 다른 신들을 섬겼으나, 내가 너희 조상 아브라함을 강 저편에서 이끌어 내어 가나안으로 인도하여 온 땅을 두루 행하게 하고 그 씨를 번성케 하려고 그에게 이삭을 주었고”

성도 여러분! 우리가 여호수아를 통해서 알게 되는 사실은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가 우상숭배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난 주 설교에서 셈의 후손 중 에벨은 두 아들 벨렉과 욕단을 낳았는데, 벨렉은 아브라함의 조상이 되었지만 욕단의 자손들은 바벨탑을 지은 자들이 되었음을 들었습니다. 타락은 여자의 후손들, 즉 교회에 스며들어 오며, 이 도도한 흐름을 한편의 자손들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호수아 말씀을 통해서 셈의 후손들 중 욕단의 자손들이 불신자로 떨어져 나갔을 뿐 아니라, 그 후에도 다시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움직임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의 시대에 이미 세상은 하나님을 경외치 않는 이들이 장악하고 있었고, 그것은 그들이 살던 갈대아 지역 우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데라는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 고조 할아버지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하나님을 섬기던 경건한 조상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는 신앙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그는 우상숭배자였고, 여자의 후손의 참된 신앙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생각하면 아브라함의 떠남은 단순한 “삶의 터전이 되는 조상이나 고향”으로부터의 떠남만이 아니라, “거짓 신들로부터의 탈출”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너는 가라!”입니다.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라”. 이것은 “과거로부터의 단절”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과거로부터의 단절만이 아니라, “거짓 신앙으로부터의 단절”이기도 한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 저와 여러분이 교회의 일원으로 부르심을 받는다는 것은, 믿음이 없는 불신앙의 삶에서 돌이켜 “과거의 거짓 신들로부터 떠나는 일”입니다. 삶은 모두가 종교적이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게 되면서 주일에 교회에 오는 습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일요일이 되면 가족들과 여행을 가던 과거의 습관만을 제하게 되었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날들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 이의 선택”입니다.

신자가 되어 직장에서 불의를 행하는 일들을 포기하는 것은 단지 “도덕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 아니라, 이전에 내가 따르던 “성공을 위해서라면 불의에게도 의탁할 수 있어”라고 하는 세상 정신에 항거하여, 여호와의 율례를 따르는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귀와 명예를 따르지 않고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은 “그런 가치관”, “그런 삶의 습관의 문제”인 것만은 아닙니다. 진짜로는 우리가 “세상의 신”을 버리고 “하나님을 선택”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세상은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누리고,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 이웃을 경쟁상대로 여기고, 그를 밟음으로써 성장하기를 부추깁니다. 이것이 바알의 정체입니다.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의 법은 “네가 내 백성이기 때문에, 너는 이웃을 긍휼히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라고 가르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결국 모든 계명은 1계명으로 소급됩니다. 삶의 모든 일들과 가치관들은 “그 사람의 삶의 가치관이나 도덕적 견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가? 아님, 이교의 신을 섬기고 있는가?”에 좌우됩니다. 겉치레로서의 종교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의 장로여도 돈밖에 모르는 돈벌레라면 그는 바알의 추종자이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들이 결국은 “하나님을 선택하느냐, 이교의 신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아브라함은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단지 고향이나 삶의 터전을 버리라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에는 이교의 신이 강조하는 태도나 삶의 습관, 생각과 방식, 모두를 다 버리고,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시는 삶의 방식을 따라 살도록 결정하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떠나라는” 떠남의 요구였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맞아들여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삶의 자세입니다.

2. 망설임

여러분! 이제 “망설임”이라는 주제를 생각해 봅시다. “망설임”은 “떠남”을 택한 이들, 즉 신자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경험되는 공통적 주제입니다. 고대 교회에서는 세례를 받기 위해서 이교의 신을 섬기는 것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직업을 버려야 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망설임은 오늘 우리 교회에도 있습니다. 주일을 바르게 지키기 위해서 직업을 바꾸거나 애초에 직업을 선택할 때 선택지가 좁아진 분들이 있습니다. 선택과 관련하여 항상 신자에게는 망설임이 있고, 이 망설임에는 나름 복잡한 양상들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예를 통해서 간단히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타협이 주는 위협

처음 생각해 볼 점은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종류의 위협입니다. “타협”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어떤 면에서는 “나태”이기도 한 것인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전적으로 떠나라고 명령하실 때,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이런 유혹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11장 30절을 보면 처음 “갈대아 우르를 떠난 사람”은 데라였습니다.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 그 손자 롯과 그 자부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 우르에서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앞에서 우리는 데라가 우상숭배자라고 한 성경의 증언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상숭배자였던 데라가 어느 순간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서 그 땅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데라가 이 결심에는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 영광의 하나님의 계시가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사도행전 7장 2절과 3절을 읽어보겠습니다. “스데반이 가로되 여러분 부형들이여 들으소서.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하란에 있기 전 메소보다미아에 있을 때에 영광의 하나님이 그에게 보여 가라사대, 네 고향과 친척을 떠나 내게 네게 보일 땅으로 가라 하시니”.

경건한 셈의 후예였지만 지금은 믿음에 파산하여 우상숭배자로 살고 있던 데라가 아브라함의 연고로 중대한 결심을 하고 우상의 도시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놀랍고도 경이로운 사건입니다. 그런데 슬프게도 데라는 “여호와께서 지시하신 땅”, 즉 가나안까지는 가지를 못합니다. 31절 마지막 부분을 보시면 아버지 데라는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하였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데라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듣고 떠나기까지는 했는데, 가다가 후회했거나 망설이면서, 더 이상 가는 것을 포기하고 “하란” 땅에서 멈추었습니다.

하란은 우르와 마찬가지로 달신의 숭배하는 고대 도시였습니다. 우상을 떠나온 데라가 슬프게도 그 종착지를 가나안이 아니라 우상을 숭배하는 또 다른 도시인 하란에서 멈추고 맙니다. 중간에 멈춰선 것입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데라는 여호와 신앙을 고수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32절 말씀은 우리에게 슬프게 들립니다. “데라는 이백 오세를 향수하고 하란에서 죽었더라”.

성경을 장절 구분 없이 읽어보면 12장 1절 말씀은 11장 32절과 붙여서 읽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는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라”라고 말씀하신 곳은 갈대아 우르에서가 아니라, 가나안으로 가다가 멈춰선 땅인 하란에서 하신 것입니다.

사도행전의 말씀은 아버지 데라가 함께 떠나니 “네 고향과 친척을 떠나”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아버지”를 떠나라는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창12장 1절에서는 “본토, 친척, 아비의 집”, 여기서는 아버지의 집도 떠나라고 합니다. 하란에서 아브라함이 떠날 때는 “아버지”도 떠나야 했습니다.

결국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브라함의 명령을 데라는 다 소화하지 못했고, 중간에 멈춰 섰던 것이고, 이 아버지를 떨쳐 내고서야 아브라함은 제대로 떠날 수가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이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이 위협을 “타협이 주는 위협”이라고 이름 붙여 보았습니다. 다른 말로는 “미지근함이 주는 위협”이라고 해도 썩 괜찮을 듯합니다.

우리는 오늘 “떠나라는 명령”에 대해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 살핀 대로 하나님께서 떠나라고 하실 때, 즉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해, 하나님의 백성, 교회로 세움을 받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이교의 신들의 삶의 행태들을 모두 버릴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그야말로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자주 있을 수 있는 중대한 위험은, “이 정도 했으니 괜찮지 않나?”라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많고, 우리의 걱정보다 훨씬 더 파괴적입니다.

여러분! “떠남”이라는 주제는 굉장히 이원론적입니다. 왜냐하면 “떠나면서 머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동그란 세모”나 “하얀 검정”이 있을 수 없듯이, “나는 이 집을 떠났어”라고 하면서, “하지만 내 발의 일부분은 이 집에 아직 붙어 있지”라고 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떠남”은 굉장히 이원론적입니다. 흑백논리입니다. 이것이면 이것이고, 저것이면 저것이지, 절대로 “이것이면서 저것”이 있을 수 없는 것이 “떠남”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하나님과 재물, 즉 맘몬 우상을 겸하여 섬길 수 없기 때문”(마6:24; 눅16:13)입니다. 그러나 “타협”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정도 했으니 괜찮지 않나?”

우상을 섬기던 데라가 갈대아 우르에서 떠난 정도면 “굉장히 잘한 것”입니다. 이 정도 희생을 치렀다면 대단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정도가 어디야?”라고 하면서, 뒤에 이어지는 걸 좀 못해도, “어느 정도는 한 것”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타협”이 주는 무서운 위협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흑백논리입니다. 하나님과 우상을 겸하여 섬길 수 없고, 주의 상과 귀신의 상에 함께 참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맘속에 주를 위하여 살 결심이 들면서도 세상의 논지를 따라 어느 정도는 발을 걸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100%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는 세상 속에서 유연성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신자의 입장에서 “이것은 아니야”라고 생각하더라도, 믿지 않는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부드럽게 행동해야 합니다. 이웃을 생각하고 사랑하니까 적당한 선에서 맞춰주는 것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과 타협은 다릅니다. 타협은 “유연성”이 아니라, “바르게 믿지 않는 것”입니다. 하란은 달신 숭배지이지 약속의 땅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떠나 왔다는 것이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 했으니까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독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거짓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께서 주신 계명은 명확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법은 정확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법을 떠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을 통해서 세워지는 나라는 세상의 법이 지배하지 않는 곳, 바벨탑의 가치가 정복할 수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느슨해져서, 바벨탑의 논리, 세상의 논리를 어느 정도 가져와서는 “우리가 앞에서 많이 잘 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습니까?”하면, 그 순간 교회는 무너지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죄를 “이기지”, 죄와 “타협하지” 않습니다. 망설임의 첫 번째 주제는 “우리는 종종 떠나 왔음에도 타협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2) 육신의 정(情)의 문제

32절을 보면 데라는 “이백 오세를 향수하고 하란에서 죽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도행전 7장 4절을 보면 “아브라함이 갈대아 사람의 땅을 떠나 하란에 거하다가 그 아비가 죽으매 하나님이 그를 거기서 너희 시방 거하는 이 땅으로 옮기셨느니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도행전 말씀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난 시점은 아버지 데라가 하란에서 죽고 난 후입니다. 하지만 창세기를 보면 여기에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창세기 11장 26절을 보십시오. 여기에 보시면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12장 4절을 보겠습니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그 나이 칠십 오세였더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이 때 데라의 나이는 145세가 됩니다. 그렇다면 11장 32절에 “데라는 이백 오세를 향수하고 하란에서 죽었다”고 되어 있으니,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데라는 아직 죽지 않은 것이 됩니다. 데라는 아브라함이 따난 후에도 60년을 더 살다가 하란에서 죽은 것이 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첫째, 창세기 12장의 숫자를 우선으로 보고, 사도행전의 “데라의 죽은 후에”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읽지 않는 것입니다. 즉 데라의 물리적인 죽음으로 이해하지 않고, 가족에 대한 영향력이 사라진 것” 정도로 이해를 합니다.

둘째, 사도행전의 “죽은 후에”를 우선으로 보고 창세기 11,12장의 숫자를 다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때 중요한 포인트가 11장 26절인데, 데라가 한 번에 세 아들을 다 낳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구절은 처음 데라가 낳기 시작한 때를 가리킨다고 보는 것입니다. 첫 나들을 70세에 막내인 아브람을 130세에 낳으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어떤 해석이 더 옳은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견해의 경우는 명백한 사도행전의 “죽은 후에”를 비틀어 읽는 것이 되고, 두 번째 견해의 경우는 데라가 130세에 아브람을 낳았다고 해야 하는데, 바벨탑과 관련해서 중심은 데라가 아니라 아브라함인데 성경이 70세라고 말하는데 데라가 더 강조되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하지만 어느 쪽의 경우에서건, 이 떠남의 주제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두 번째 망설임이 있는데, 그것이 “인정에 의한 망설임”입니다.

성도 여러분! 만약 아브라함이 데라 145세 때 하란에 아버지를 두고 하란을 떠났다고 한다면, 이 때 아브라함의 발걸음은 몹시 무거웠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많은 것을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45세나 되어 노인이 된 아버지를 하란 땅에 버려두고 약속의 땅으로 가는 일이 쉬웠을까요? 이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만약 아브라함이 아버지 데라가 죽을 때까지 하란에 있다가 아버지가 죽은 후에 하란을 떠났다고 하면, 이것은 역시 동일하게 “인정”이 다른 방향으로 아브라함을 잡아 묶은 것입니다. 아버지의 탈락 때문에 자기 역시 묶여서 갈 수 없게 된 것이니까요.

결국 아브라함의 “떠남 이야기”에는 한편으로 아버지 데라의 탈락, 즉 “타협을 향한 망설임”도 있지만, 동시에 “인정에 의한 망설임”, “혈육, 형제/자매, 가족에 의한 망설임”이 함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떠남”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여러 가지입니다. 여러분이 하나님 나라를 위한 올바른 소망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언제나 바르게 구현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아주 인간적인 문제들이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가장 쉽고 간단한 예가 교회를 떠날 때의 인정적 문제들이 아닙니까? 교회가 말씀을 떠나고 불의를 행하고 바르지 않은 교리 위에 기초해 있을 때, 머리로는 그 교회를 떠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지라도 여러분의 가족, 오래사귄 친구, 깊은 관계를 맺어온 교우들이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매우 보편적인 일입니다. 여기서 “매몰차야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이 말씀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은 “우리에게는 수많은 망설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께서 이 땅에 건설하시고자 하는 새 나라를 기업으로 얻기 위해서는 과거의 삶의 방식과 우상과 세속정신으로부터 떠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을 얻고 나라를 상속받는 영광의 소망을 확실히 하면서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