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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2016-12-18 (일)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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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8일 제45주일 오후설교
감사로서의 기도
2016년 12월 18일 제45주일 오후설교
성경읽기 : 시50:14-15; 시145:18-20
본문 : HC 45주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의 마지막 부분은 ‘기도’에 관한 것입니다. 교리문답은 기도의 정의와 우리 주님께서 가르치신 기도를 정리함으로써 전체를 끝맺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배웠듯이 교리문답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죄의 비참이고, 2부는 “그 비참으로부터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 즉 “구속의 내용”이고 마지막 3부는 “그에 대해 어떻게 감사할 것인가?”입니다. 이 3부 ‘감사’에서도 그 마지막 부분은 ‘기도’로 마무리 됩니다. 그런 점에서 ‘기도’는 “감사의 절정”이라 할 것입니다.

먼저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기도는 왜 감사입니까?”
왜 교리문답을 작성한 우리 믿음의 선진들은 기도를 ‘감사’의 항목 속에 위치하도록 만든 것입니까? 한국교회의 문화에 있어서 ‘기도가 감사다’라고 하는 것은 매우 생소합니다. 오히려 ‘기도는 무엇인가를 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교리문답은 기도를 ‘감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함으로써 그 분류를 전혀 다른 쪽에 놓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왜 기도가 감사입니까?”

우리는 기도에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실제적으로 기도를 해 보거나 교회생활에서 체득한 경험을 통해서도 기도가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디모데전서 2장 1절 말씀에 보면 기도는 네 가지 정도로 분류될 수 있을 것으로 성경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디모데전서 2장 1절 말씀에 의하면 기도는 ‘간구’, ‘기도’, ‘도고’, ‘감사’의 네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칼빈은 이 부분을 주석하면서 어거스틴이 이 각각의 기도를 구분해서 설명한 것을 “당대의 의식적 습관에 맞도록 곡해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기도들을 “교묘하게 구별하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라고 하였습니다. 칼빈은 이 기도에 대한 용어들을 문맥 안에서 공적 기도를 드릴 때, “우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행하는 여러 종류의 기도”로 이해했을 뿐입니다. 성경의 이 부분을 가만히 읽어 보시면, 문맥은 “기도의 종류”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들, 2절을 참조하자면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기도하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 부분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칼빈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도에는 무슨 종류의 기도들이 있는지를 구분하기보다 기도가 본질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더 유익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칼빈이 기독교 강요에서 기도의 기원을 어디에다 두고 말하고 있는지를 듣는 것은 매우 유익합니다. 칼빈은 기도에 대해 설명하는 서론 부분에서 기도와 관련하여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믿음에 의해서 교훈을 받은 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과 우리에게 없는 것이 모두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과,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풍성하심이 그리스도 안에 충만히 있게 하셔서 마치 우리가 넘쳐 흐르는 샘물에서 물을 퍼내듯 은혜를 그리스도께로부터 얼마든지 얻도록 하셨다는 것을 알았다.”

칼빈은 기도에 대해 말하면서 곧바로 ‘기도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칼빈은 먼저 “모든 풍성함이 그리스도께 있으며, 우리는 믿음을 얻은 후 이 넘쳐 흐르는 샘과 같은 그리스도로부터 은혜를 퍼 마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나서야 그 결론으로서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께 기도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즉 우리가 기도에 대해서 말할 때,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 개념이란, “우리가 기도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 것이냐?”나,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기도란, ‘그리스도께서 주신 넘쳐흐르는 은혜의 샘이 먼저 전제되어 우리는 거기에 텀벙 빠져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기도의 정의에 대해 논하려면 반드시 “먼저 받은 것”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도는 무공간에서 창출되는 “내가 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 얻는 은혜가 전제되어야만 하는 행위입니다. 하나님께 모든 좋은 것이 있으며, 신자는 이 하나님으로부터 ‘이미’ 가장 좋은 것들을 받아 얻은 자들입니다. 이것이 “넘쳐 흐르는 샘물”입니다. 그래서 칼빈은 여기로부터 기도를 통해 은혜의 샘물을 퍼내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기도’에는 ‘하나님의 선재하시는 은혜’가 전제됩니다.

그러므로! 이 사실을 제대로 알고 숙고하고 있다면 우리는 교리문답이 왜 기도를 ‘감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기도란 우리의 편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긴 하지만, 그것이 전적으로 “모든 풍성함의 원천”이신 그리스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할 때 ‘받은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며, 무언가를 구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탕자에게 아들의 지위를 주신 놀라운 은혜’에 근거하여 담대히 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제인 ‘주어진 은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기도는 어디에서 기원하고 있는가? - 이교의 기도와 기독교의 기도의 차이점
이런 점들을 생각할 때, 기독교의 기도는 이교의 기도와 다릅니다.

이교의 기도는 언제나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합니다. 이교의 기도는 언제나 “자신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 신적인 존재에게 구하는 것”입니다. 목적은 항상 자신의 욕망에 있고, 신은 그것을 충족시켜 주는 욕망의 대리자입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하나님과 그에 대한 기도는 이와는 전혀 다릅니다. 기독교의 기도는 “인격이신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며, 선재하시는 은혜에 대한 감사로서의 기도입니다. 이것은 이교의 기도와 다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 이교의 신들에게 구하듯이 자판기처럼 하나님께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기도하지 않아야 합니다. 기도할 때는 무엇보다, 우리가 방금 살폈듯이 기도를 통하여 그 기도의 배후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와 호의”를 먼저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는 마치 아버지께 아들이 말하는 것과 같아야 합니다. 그것도 지고의 아버지이신 분에게 아뢰는 것입니다. 아들이 아버지께 이야기하면서 매일 자기가 필요한 것을 달라고만 하는 관계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은 정상적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기도는 항상 “그분께 대한 감사”가 전제되어야 하며, 기도 자체가 그분께 대한 감사여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안타까워해야 할 사실은 현금의 교회들이 행하는 기도는 이교의 기도인지 기독교의 기도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도란, “단지 자신의 소원이 성취되는 방편”이거나, “어려운 일을 헤쳐나가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도라는 방편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기도는 소원성취의 방편일 수 없고,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가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바른 관계 위에 서 있다면 어려운 관계 여하를 막론하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기도를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기도하지 맙시다. 우리는 교리문답이 가르치고 있는 바른 기도의 정의를 따라 기도합시다. 우리가 오늘 주일을 통해 반드시 새겨야 하는 첫 번째의 것은 “기도란 감사이다”라는 점입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합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우리가 들어야 할 기도에 관한 주제는 “기도의 필요성”에 관한 것입니다. 즉 “왜 기도해야 하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이것을 잘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기도 폐기론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필요를 아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마6:31-32).7)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모든 좋은 것을 다 알아서 주실텐데 우리가 기도할 필요가 어디에 있습니까?” 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생각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방식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오늘 말씀의 두 번째 주제입니다.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신다는 것이 이 주제의 핵심입니다. 모든 좋은 것이 다 하나님께서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하나님은 자비의 아버지이십니다. 그래서 이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가장 좋은 길을 가기를 바라시고, 실제로 우리에게 그렇게 해 주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우리에게 주실 때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방식을 따라서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그 방식이 무엇일까요?

이 방식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하나님께서는 항상 자신의 뜻과 의지에 따라 행하시지만, 그것을 사람들을 통해서 하시기를 기뻐하신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 예를 들어 설교를 생각해 보십시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말씀을 선포하시기를 기뻐하십니다. 하지만 직접 행하시지 아니하시고, 말씀 선포자인 목사들을 들어 사용하십니다. 왜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직접 나타나 말씀하지 않으십니까? 그러면 효과가 훨씬 더 좋을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까?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께 요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따라 그렇게 하는 것이고, 하나님은 우리보다 지혜로우십니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말씀을 전하시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직접 나타나 말씀하시 아니하시고 “사람을 통해” 전하시기를 기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2) 전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예정론과 결부된 문제인데, 많은 사람들이 예정론을 비웃기 위해서 “하나님이 다 예정하셨는데 전도는 뭣하러 하나”라는 식으로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통치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보면 언제나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부르시는 방식은 “사람들의 전도를 통해서”입니다. 하나님은 믿지 않는 자에게 하나님 스스로 모습을 나타내어 믿게 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믿고 있는 자신의 백성들을, 아직 믿지 않는 자들에게 보내시는 방법을 통해서 전도하시는 것입니다. 이 역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 세상을 다스리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3) 기도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 봅시다.
왜 기도가 필요합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다 아시고,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기를 바라시는 분인데 구할 필요가 어디에 있습니까?

교리문답은 이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직!(오직에 주의하십시오) 탄식하는 마음으로 쉬지 않고 구하고 그것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에게만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교리문답이 가르쳐주고 있는 성경의 가르침, 하나님의 원리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사람을 통하여 이루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는 모든 좋은 것이 가득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 좋은 것들을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하지만 이것은 “탄식하는 마음으로 쉬지 않고 구하고 그것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에게만”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에서 칼빈이 예를 든 “은혜의 샘물”에 비유하자면, 이 넘쳐 흐르는 은혜의 샘물은 거기에 있지만 우리에게 자동으로 배달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바가지를 들고 퍼서 마셔야 하는 것이며,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다스리실 때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도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라고 하는 신자들의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구현하기를 기뻐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설교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45주일은 오늘 우리가 들은 “기도의 정의”와 “기도의 필요성” 외에도 하나님은 어떠한 기도를 들으시는지를 말하고, 그 들으시는 기도가 바로 ‘주께서 가르치신 기도’에 모두 들어 있다고 하는 것으로서 “가장 완전한 기도”인 주기도문 해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음 주일부터는 주기도문의 각 항들을 살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도에 관하여 가장 먼저 잘 기억해야 하는 것은, 오늘 말씀을 통해 들은 두 가지 주제입니다. 우리는 기도가 감사라는 점을 잘 기억해야 하고, 동시에 이 기도는 반드시 행해져야만 하는, 하지 않아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말씀을 사모하는 사람들 중에는 말씀을 묵상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만으로 만족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에 게을리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은혜의 방편은 세 가지라는 점을 기억합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의 세 가지 방편은 ‘말씀’과 ‘성례’와 ‘기도’입니다. 각각의 요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를 보여주고 약속합니다.

기도합시다. 그 기도가 실로 하나님의 은혜를 상기하고, 다시 하나님께 그 감사를 돌려드리며, 또한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 각양의 은혜의 선물들을 가동시키고 움직이게 하는 도구가 되게 합시다. 우리가 이러한 힘있는 기도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실행한다면, 하나님께서는 기도를 통해 우리에게 더 새로운 세계를 열어 보여주실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