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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파루시아
ㆍ작성일	2021-12-26 (일)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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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웨께서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예식의 성격과 방식
야웨께서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예식의 성격과 방식
2021년 12월 26일 주일 오전 설교 말씀
성경봉독 : 창15:7-18, 출15:1-10, 시74:12-15
설교본문 : 창15:17

주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창세기 15장 말씀은 12장 말씀과 연계선상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12장에서 아브라함과 언약하셨고, 이제 15장에서는 이 언약에 대해 “확약”을 주십니다. 오늘은 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시는 언약의 확인”에 대해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일 살펴본 바와 같이 창세기 15장은 “이후에”라는 말로 시작하며, 앞의 상황과의 분리되는 새로운 사건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1절, “아브람아 두려워 말라. 나는 너의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시다”라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새 사건이 시작됩니다.

이 문구의 시작이 “두려워 말라”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게 된 계기는 “아브라함의 불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지금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에 대한 두려움일까요? 자신은 늙었고, 자신에게는 상속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자손을 통해 이루어지는 약속입니다. 큰 나라를 이루는 것은 아들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말합니다. “나는 무자하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엘리에셀이니이다.”(2절) 그러자 하나님은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후사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하늘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십니다.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그리고 이 장면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아브라함에 대한 평가가 6절에 나옵니다. 이 장면은 로마서에서 “칭의의 근거”가 되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로마서는 아브라함은 당시 “자기 몸의 죽은 것 같음과 사라의 태의 죽은 것 같음을 알고도 믿음이 약하여지지 아니하고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치 않고 믿음에 견고하여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약속하신 그것을 또한 능히 이루실 줄을 확신하였”(롬4:19-21)다고 말합니다.

이제 자식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대화가 “땅”에 대한 주제로 옮겨갑니다. 하나님께서 7절에서 먼저 말씀하십니다. “나는 이 땅을 네게 주어 업을 삼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 우르에서 이끌어 낸 여호와로라.” 그러자 아브라함이 묻습니다. “주 여호와여 내가 이 땅으로 업을 삼을 줄을 무엇으로 알리이까?”

9절 이하의 말씀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주어지는 내용들입니다. 이것이 9절 이하에 나오는 모든 내용들의 배경이고, 오늘 설교 전체의 핵심이 되는 사건의 토대입니다. 그러면 이어지는 사건 속에서 오늘 말씀의 주제를 생각해 봅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첫째 질문에서는 하늘의 뭇별을 보여주시면서 대답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이어서 두 번째 질문을 하자, 이번에는 대답을 하시는 대신 지시를 하십니다. 9절을 보시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삼년 된 암소, 삼년 된 암염소, 삼년 된 수양, 산비둘기, 집비둘기 새끼”를 취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아브라함은 이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며 더하여 10절을 보면 하나님이 명령하시지 않은 행동까지 합니다. “그 모든 것을 취하여 그 중간을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마주 대하여 놓고 그 새는 쪼개지 않았다”. 이것을 보면 적어도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지시하신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짐승을 가져와서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마주 대하여 놓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예레미야에 나옵니다. 예레미야 34장 18절,19절입니다.

“송아지를 둘에 쪼개고 그 두 사이로 지나서 내 앞에 언약을 세우고 그 말을 실행치 아니하여 내 언약을 범한 너희를”, “곧 쪼갠 송아지 사이로 지난 유다 방백들과 예루살렘 방백들과 환관들과 제사장들과 이 땅 모든 백성을”

여러분! 아브라함이 한 행동은 “언약 체결 의식”입니다. 즉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짐승을 가져오라고 하셨을 때, 그 말의 의미가 바로 “언약을 맺자” 하신 것인 줄을 안 것입니다. 그래서 짐승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고, 또 하나님이 말씀하시지 않은 행동, 즉 동물들을 쪼개놓기까지 한 것입니다.

15장 전체의 핵심은 바로 이것,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언약 체결 의식을 맺으셨다는 점입니다. 설교의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12장이 언약을 “선언”하시는 장면이라면, 15장은 이 언약을 “공식 체결”하시는 장면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 전에 읽은 예레미야서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바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언약을 맺을 때는, 오늘 아브라함처럼 이렇게 고기를 쪼개놓고는 그 고기들 사이로 언약 대상자가 되는 사람들이 지나갔다는 점입니다. 예레미야에서는 방백들, 환관들, 제사장들, 이 땅 모든 백성들이 “쪼갠 송아지 사이로 지났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고대 근동의 언약 체결 방식은 고기를 쪼개놓고 그 사이를 두 언약 상대자들이 다 지나가면서 “이 언약을 지키지 않는다면 여기 이 쪼개진 고기들처럼 나도 쪼개지겠소”라고 맹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 때 창세기 15장의 아브라함과 하나님의 언약 체결 의식은 굉장히 특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2절부터 나오는 한밤중에 일어난 일은 이 언약 체결 의식에서 누가 지나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13절과 14절, 15절과 16절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그의 자손이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하게 될 것인지”를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고 17절을 보십시오. 캄캄한 밤에 아브라함이 두려워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갑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여기 “타는 횃불”은 하나님의 현현을 묘사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가끔 이렇게 타오르는 불로 나타나셨습니다. 대표적으로 모세가 소명을 받을 때 하나님은 “불타는 떨기나무” 속에 현현하셨습니다. 구약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곳에는 항상 화염과 불꽃이 있습니다.

그리고 18절을 보시면 이것이 언약 체결이었음이 나타납니다. “그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으로 더불어 언약을 세워 가라사대”. 하지만 중요한 점은 여기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동일한 행동을 요구하시지 않으셨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은 횃불 모양으로 쪼갠 고기 사이를 지나가시면서 소위 “맹세”하셨습니다. “내가 언약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 쪼개진 고기들처럼 되겠다”라고 스스로 맹세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것을 아브라함에게 똑같이 요구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 어디에서도 아브라함이 이 고기들 사이를 통과했다는 것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사실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바는 무엇입니까? 이 언약은 전적으로 “하나님 편에서만 희생을 각오하는” 언약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곰곰이 생각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시편 23편의 한 부분을 제가 읽겠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으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우리가 고대근동의 언약체결의식과 여기 창세기 15장의 아브라함의 언약 의식을 알고 있으면 시편 23편에서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라는 말씀이 새롭게 보이게 됩니다. 여러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물론 이 말은 양을 치는 목자들이 실제로 지형적으로 만나게 되는 계곡이나 골짜기를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조금 비유적으로 생각해 보면, 언약 체결 의식에서 쪼개 놓은 고기 사이는 그야말로 “사망의 골짜기”입니다. 쪼개진 고기 사이들 통과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여기에는 아무런 행복한 약속 같은 것은 없습니다. 여기에는 이 약속을 이행치 않는다면 쪼개지겠다는 경고와 위협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가는 것은 그야말로 “사망의 골짜기”를 통과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렇다면 시편 23편에서 왜 시인은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했을까요? 여기에서 시인은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기 때문”이라 말하빈다. 네, 그렇습니다. 주께서 지키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경의 풍성한 의미들을 알고 있는 우리들은 이 “주의 지키심”이라는 것이 단순한 위협으로부터의 보호는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언약에서 우리가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단지 하나님께서 우리의 위험을 “없애” 주셨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그 사망의 위협을 짊어지셨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내가 사망의 골짜기를 지나도 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단지 하나님께서 힘이 세셔서 위협을 다 물리쳐 줄 수 있어서일 뿐 아니라,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당해야 할 사망의 고초를 다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왜 창세기 15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과의 언약에서 아브라함은 쪼개진 고기들 사이를 통과치 않게 하셨습니까? 왜 하나님만 그 사이를 통과하셨습니까? 언약 저주의 위협을 하나님만 받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 위협을 다 짊어지셨기 때문에, 아브라함은 쪼개진 고기 사이를 통과하지 않아도 된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과 맺으시는 언약의 궁극적인 성격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서 언약을 보충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우리가 창세기 처음부터 계속해서 보아온 인간의 패역함,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낙원에서 쫓겨나고, 그러다 살인을 저지르고, 홍수로 멸망당하고, 그 후 다시 성을 쌓고, 다시 하나님을 배역하는... 이 상황들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불러 모아 “나와 언약을 맺자” 하실 때, 언약 저주의 위협을 당신께서만 홀로 지시고자 했습니다.

바로 여기에 굉장히 큰 슬픔이 있지 않습니까? 아마 아브라함도 이 사실을 알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브라함은 이미 자신의 선조들이 수없이 이 언약을 파기해 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계속 배워오는 대로 여자의 후손에게서 끊임없이 갈려나가는 뱀의 후손들을 봅니다. 이 일이 계속되어 옵니다.

그리고 당장 아브라함 자신의 아버지 데라 조차 하나님을 배역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이 쪼갠 고기 사이로 자신과 자신의 선조들이 지나간다면 어떻게 될지를 너무나 자명하게 알 것이 아닙니까! 그들은 불탈 것입니다. 그들은 쪼개질 것입니다. 그들은 사망에 파멸될 것입니다. 산산이 부서질 것입니다. 아브라함도 그것을 잘 알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나갈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언약을 너무 많이 어기지 않았는가!” 바로 이 지점에서 하나님이 홀로 이 쪼개진 고기들 사이를 지나가시는 것입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우리 하나님께서 자신이 친히 죄의 저주를 담당하시고, 언약의 저주를 짊어지시는 일, 곧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에게 이 “안위”를 선사해 주셨습니다.

사망의 골짜기를 통과하는 언약예식은 성경의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통해 오늘 창세기 15장이 보여주는 언약예식의 또 다른 주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 들은 주제를 “이 언약의 성격”이라고 한다면, 이 또 다른 주제는 “이 언약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망의 골짜기의 또 다른 주제를 우리는 “홍해 사건”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홍해가 보여주는 죽음의 골짜기

출애굽기 15장을 우리는 보통 “출애굽의 노래, 승리의 노래”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넜고, 뒤따라오던 애굽의 병사들은 수장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홍해의 사건에서 우리가 주로 주목하는 것은 물이 갈라졌다는 사실, 즉 기적에 포커스를 둡니다. 하지만 홍해의 갈라진 물은 단지 기적이 일어났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홍해의 물이 “죄에 대한 형벌 혹은 저주”라는 사실입니다.

출애굽기 15장 7절부터 10절까지를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주께서 주의 큰 위엄으로 주를 거스리는 자를 엎으시니이다. 주께서 진노를 발하시니 그 진노가 그들을 초개같이 사르니이다. 주의 콧김에 물이 쌓이되, 파도가 언덕 같이 일어서고 큰 물이 바다 가운데 엉기니이다. 대적의 말이 내가 쫓아 미쳐 탈취물을 나누리라, 내가 그들로 인하여 내 마음을 채우리라, 내가 내 칼을 빼리니 내 손이 그들을 멸하리라 하였으나 주께서 주의 바람을 일으키시매 바다가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흉용한 물에 납같이 잠겼나이다.”

“이집트 왕자” 애니메이션은 애굽 군대를 수장시키는 홍해 사건에서 “놀라운 기적”은 잘 묘사했지만, 그들은 거기에서 보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자들조차 수없이 홍해 사건을 읽고 묵상하면서도 똑같이 여기에서 “기적”만 보고 보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홍해의 물이 “하나님의 진노”라는 사실입니다.

7절을 보십시오. “주께서 주의 큰 위엄으로 주를 거스리는 자를 엎으시니이다. 주께서 진노를 발하시니 그 진노가 그들을 초개같이 사르니이다.” 출애굽기 15장 말씀은 애굽 군대를 수장시킨 홍해의 물이 “주를 거스리는 자를 엎으시는 주의 큰 위엄”, “주께서 발하시는 진노”라고 표현합니다. 주의 진노가 주를 거역하는 자들을 “초개같이 사른 사건”이 바로 홍해의 물이 애굽 군대를 삼켜버린 사건입니다.

8절에 보시면 “주의 콧김에 물이 쌓이고 파도가 언덕같이 일어섰다”라고 되어 있는데, 성경에서 “하나님의 콧김”이 자주 나옵니다. 이때 하나님의 콧김은 모두 하나님의 진노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왜 애굽의 군대는 수장당했나요? 수장당한 이들은 왜 수장당했습니까? 그들이 “끝까지 반역”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대적한 자들이었고, 그들이 홍해의 물에 삼켜진 이유는 그 대적에 대해 하나님께서 진노하셨기 때문입니다. “주의 콧김에 물이 쌓이되 파도가 언덕 같이 일어서고 큰 물이 바다 가운데 엉기니이다. 주께서 주의 바람을 일으키시매 바다가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흉용한 물에 납같이 잠겼나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시편 23편이 그리고 있는 “사망의 골짜기”를 우리는 아브라함과 하나님의 언약예식에서 발견했습니다. 쪼개진 동물이 늘어서 있는 자리를 지나가는 일은, 마치 사망의 위협이 가득 들어서 있는 골짜기 사이를 맨몸으로 통과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이런 그림을 머릿속으로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온갖 사망의 위협이 좌우에 절벽처럼 솟아있는 그런 골짜기를 통과해가는 자신을 말입니다.

그런 모습을 생각하면서 홍해 도하를 생각해 보면, 우리는 즉시 이 홍해의 좌우로 높이 솟아 벽이 된 물 역시 “사망의 골짜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녀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출애굽기에서 주의 백성들에게 이미 가시화되었습니다. 우리가 방금 들은 대로 “홍해의 물”은 “반역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입니다. 그렇다면 그 반역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왜 애굽 군대에게만 들이닥쳐야 했습니까? 왜 이스라엘을 덮치지 않은 것입니까? 유월절에 문설주에 바른 피에서 분명히 나타났듯이, 이스라엘이 살아남은 것은 그들의 의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애굽 군대는 덮치고 우리를 덮치지 않은 단 한 가지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그 사망의 저주를 모두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생에서 “사망의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유일한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그 사망을 친히 담당하셨기 때문입니다.

시편 74편 13~15절까지를 함께 읽겠습니다. “주께서 주의 능력으로 바다를 나누시고, 물 가운데 용들의 머리를 깨뜨리셨으며, 악어의 머리를 파쇄하시고 그것을 사막에 거하는 자에게 식물로 주셨으며, 바위를 쪼개사 큰 물을 내시며 길이 흐르는 강들을 말리우셨나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갈라진 홍해에서 보게 되는 것은 단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그 물의 벽들을 떠받치고 계신다는 사실 뿐만이 아닙니다. 시편 74편은 또 하나의 관점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주께서 바다를 나누신 일이 “물 가운데 용들의 머리를 깨뜨린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여기 “용들의 머리를 깨뜨렸다”는 것은 창세기 3장 15절의 복음을 상기시킵니다. 즉 홍해 때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라는 발꿈치의 부상을 입으셨지만, 이것을 통해서 뱀의 머리, 용의 머리를 부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언약 예식을 통해서 사망의 골짜기를 통과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단지 우리의 사망을 떠안으시기만 하신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통과시키지 않으시고 하나님 홀로 그 진노와 저주를 감당하겠다고 하나님께서 선언하셨을 때, 우리 맘은 슬퍼지고 죄송해지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여 주시는 사랑에 감격하게 되지만, 하나님께서 죄와 싸우시는 일은 여기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끝나버리면 그리스도는 “대속자”와 “희생자”로서 마쳐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대속자”나 “희생자”이시면서도 동시에 “만유의 주”이시며, “온전한 승리자”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에 대한 모든 진노를 짊어지셨을 때, 그것은 죽고 마치기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스도의 희생은 이 “사망”의 참된 끝냄을 위한 것, 하나님의 진노를 마치게 하시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아브라함과 그 허리에 있는 모든 믿는 자들에게 영원한 승리를 주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언약 예식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희생을 발견하지만, 하지만 우리는 울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을 지신 분께서는 죽음을 “극복”하셨기 때문입니다. 언제라도 우리를 삼켜버릴 듯한 저 홍해의 물은 우리를 위협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저 물이 우리를 덮치는 것을 막으셨을 뿐만 아니라 저 물이 영원히 우리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죽음 그 자체를 끝내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찬 상에서 울지 않습니다. 우리는 승리했기 때문에 웃습니다. 내가 승리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셨기 때문에 웃습니다.
우리는 창세기 15장 말씀에서 한밤중에 홀로 쪼개진 고기 사이를 지나가시는 하나님을 지켜보고 있는 아브라함의 허리에 있습니다. 우리는 숨을 죽이고 그 언약의 저주를 감내하시겠다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아브라함은 미처 다 알지 못했던 벅찬 감격을, 지금의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은 결코 알지 못했던 부활의 승리를 우리가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 부활의 승리가 모두를 덮는 삶 가운데 살아가도록 합시다. 하나님의 사랑의 결정체이신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결국 모든 것을 이기고 부활로서 결실했을 때, 우리의 모든 저주와 사망이 끝이 나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이 주어졌음을 기뻐하고 하나님을 송축합시다. 이 복음이 코로나로 우울해하며 힘겨웠던 상황 속에서도 힘써 믿음을 지키며 달려온 여러분에게 큰 위로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