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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파루시아
ㆍ작성일	2023-05-23 (화)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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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로부터의 회복

2023년 5월 21일 주일 오전 설교
성경읽기 : 눅1:57-80
설교본문 : 눅1:64
제목 ; 벙어리로부터의 회복

주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백성들인 우리에게 있어 가장 큰 불행은 무엇일까요? 교통사고가 나거나 큰 병이 드는 것일까요회복? 재산을 잃어버리거나 친구가 없는 것일까요? 물론 우리는 인생의 여러 지점에서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큰 절망 가운데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자에게는 어떠한 상황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멈추신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예배와 설교를 통해 알려주시는 일을 그만두신다면,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찾으려 해도 하나님의 말씀하심을 찾을 수 없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얼마나 크나큰 절망이겠습니까?

신자는 절망과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위로하심을 통해서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역사상 수많은 신자들이 이러한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상황을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말씀의 부재는 어떻습니까? 하나님이 말씀하시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하다면 어떻습니까? 아마 신자는 쓰러질 것입니다. 말씀이 없다면 신자는 살아낼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설교를 통해 들으려고 하는 본문은 매우 짧습니다만, 여기 나타나 있는 한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이 ‘말씀’과 관련된 주제를 설교로 들으려고 합니다. 사가랴에게 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구속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자기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가 드러나는, 그러한 사건이었습니다. 주께서 우리에게 사가랴의 일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바를 귀와 마음을 열고 경청하도록 합시다. 주께서 듣는 마음을 여러분에게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은 엘리사벳이 기한이 차서 아들을 낳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일로 이웃과 친족들은 크게 기뻐합니다. 왜냐하면 결혼한 지 오래였고, 엘리사벳이 나이 많아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한 이 가정에 하나님께서 주신 아기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천사 가브리엘이 미리 알려준 바에 의하면 이 아기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엘리야처럼 메시야의 길을 밝히는 하나님 앞에 큰 자가 될 사람이 아닙니까? 부모의 기쁨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쁨 가운데서도 슬픔이 이 가정에 있습니다. 그것은 사가랴가 여전히 벙어리인 채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분향단에서 향을 분향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리에서 사가랴는 가브리엘을 통한 하나님의 수태고지를 받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사실을 믿지 않았고, 이 일로 말미암아 벙어리가 되는 벌을 받았습니다. 누가복음 1장 20절에서 천사 가브리엘은 “이 일의 되는 날까지 네가 벙어리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하리니 이는 내 말을 네가 믿지 아니함이어니와..”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벌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한시적인 것’이었습니다. 가브리엘은 “이 일의 되는 날까지”, 곧 “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때”라고 말하였기 때문입니다. 날이 경과하여 이제 엘리사벳이 아기를 낳았습니다. 그러니 사가랴가 벙어리에서 풀려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가랴는 여전히 벙어리 상태로 있었고, 그렇게 8일이 지나갔습니다. 아마 사가랴와 엘리사벳은 이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아이 때문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8일째 되는 날 아기를 할례하려고 했을 때, 아기의 이름을 지으면서 비로소 사가랴에게 주어졌던 벌이 풀어졌습니다. 사가랴가 아기의 이름을,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짓는 당시의 풍습대로 ‘사가랴’라고 하지 않고, ‘요한’이라고 짓겠다고 서판에 쓰는 순간! 입이 열리고 혀가 풀리며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사가랴에게 임했던 벌이 풀리는 순간은 ‘엘리사벳이 아기를 낳는 순간’, 곧 예언이 성취된 순간이 아니라, ‘믿음의 행위를 보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사가랴가 받은 벌은 전적으로 ‘믿지 않음으로’ 주어진 형벌이었고, ‘믿음을 통해’ 그것이 해소되는 종류의 벌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잘 생각해 봅시다. 왜 사가랴는 하필 ‘벙어리가 되는’ 벌을 받은 것입니까? 분명 사가랴는 ‘믿지 않는’ 잘못을 범하였기에 그래서 하나님께 책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책망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가랴에게는 특별히 ‘벙어리가 되는’ 형벌이 주어졌습니다. 이 사실이 계시로 주어진 것은 이 책망이 평범한 책망이 아니라 구속사적 사건임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이 벌은 태어날 요한, 그리고 오실 그리스도와 관련된 어떤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성경에서 ‘벙어리’가 어떤 경우에 나타나는 일인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대표적이고 중요한 본문 두 가지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에스겔 3장 26절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말씀의 선포자로 삼으신 후에 주어진 말씀입니다. 이 말씀의 앞부분에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말씀 선포의 임무를 맡기시면서 악인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서 깨우쳐야 할 때 그 말씀을 전하는 직무를 감당하지 아니하면 그 죄를 선지자 자신이 당할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즉 말씀 선포의 직무는 자기 목숨을 내놓고 할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곧이어 하나님께서는 에스겔 선지자가 백성들에게 포박당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싫어하여 선지자를 핍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이 에스겔 3장 25절과 26절 말씀입니다. “인자야 무리가 줄로 너를 동여매리니 네가 그들 가운데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 내가 네 혀로 네 입천장에 붙게 하여 너로 벙어리 되어 그들의 책망자가 되지 못하게 하리니 그들은 패역한 족속임이니라”(겔3:25-26)
본문은 선지자의 잘못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잘못으로 일어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심판의 내용이 선지자의 혀를 입천장에 붙어 버리게 하셔서 벙어리되게 하심임을 말합니다.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 못하는 벙어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성경에서 “벙어리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닫히는 것”과 관련됩니다.

비슷한 예로 이사야서에 보면 이스라엘을 바른 길로 지도하여야 할 지도자들이 올바른 길을 걷지 못하여 양들이 들짐승들에게 삼키우고 있을 때, 그들을 향하여 선지자가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 파숫군들은 소경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라 능히 짖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요 누운 자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니”(사 56:10)

백성들을 양에, 백성들을 지키는 지도자들을 들짐승들로부터 양떼를 지키는 양치기 개들에 비유한 사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지키는 지도자들은 늑대나 이리가 양떼를 해하러 오는 것을 보면 큰 소리로 짖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양떼들이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지도자들은 이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늑대나 이리가 오는데 짖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그 임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의와 악행으로 백성들이 죽어가는데 아무 소리도 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벙어리 개’로 비유되었습니다. 벙어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말해야 할 곳에서 말하지 않는 자입니다.

성경은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이사야 35장 6절 말씀에 보면 새 왕국 이스라엘이 회복되게 될 때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고 사막이 백합화같이 피어 즐거워할 때”(사35:1), “그 때는 저는 자는 사슴같이 뛸 것이며 벙어리의 혀는 노래하리니...”(사35:6)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회복될 때, 하나님의 돌아보심이 나타나게 되는 날에 벙어리들이 회복되어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노래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벙어리 됨은 예수님이 오셔서 성취하실 사역의 성격을 미리 보여줍니다. 복음서에 예수님께서 고치신 병자들 가운데 벙어리들이 많이 언급된 것은(마9:33; 15:30; 막7:37; 막9:25 등), 예수님께서 이 구약예언의 성취자, 이스라엘의 회복을 가지고 오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말해야 할 이들이’, ‘마땅히 하나님을 찬송해야 할’ 인생들이 하나님을 높이지 못하는 벙어리가 되어 있을 때, 그 벙어리 됨을 고쳐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아침 우리가 살피고 있는 우리 본문에서도 1장 20절에 ‘벙어리가 되어’라고 하는 말은 정확한 원어의 뜻은 ‘잠잠하게 된다’라는 뜻인데, 이 말씀이 같은 누가복음 19장에서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보고 사람들이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눅19:38)라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저 사람들 좀 조용히 시키시오....라고 말하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 하시니라”(눅19:40)

여기서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할 때의 ‘잠잠하다’는 표현이 사가랴가 벙어리가 되었다와 같은 단어입니다. 여러분,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구주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일은 온 피조물이 소리 높여 외쳐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잠잠한 것, 혹은 벙어리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기이하심을 선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주되심을 말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말로써 선포되는 것이고, 그것이 닫혀 버릴 때, 그것은 언약 저주입니다.

이 사실들을 정리하면 벙어리 됨은 말씀 부재의 상황이며, 하나님이 선언되지 않는 상황이며, 하나님이 송축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즉 심각한 심판 가운데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따라서 ‘벙어리가 노래하게 되는 것’은 언약 심판의 회복입니다. 말 못하던 이들이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심판의 회복이요, 하나님의 말씀이 다시 울려 퍼지게 되는 방편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성경에서 ‘벙어리’는 하나님의 백성의 불신실함을 나타내는 언약심판의 표징 중 하나입니다. 이는 ‘말’과 연관된 형벌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지지 않는 상황이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찾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의 입을 닫아버리심으로써 “말씀을 주시지 않는 하나님”을 암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사가랴가 여기에서 받은 형벌은 일종의 표징입니다. 주님께서 오시는 시대는 패역한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그 시대를 구원키 위하여 하나님께서 메시야를 보내실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백성들 중에, 게다가 제사장이나 되어서, 하나님의 이 구원의 능력을 믿지 않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다른 벌 보다도 ‘벙어리’가 되는 형벌을 주셨습니다. 사가랴는 사실상 그 시대 전체의 불신실함을 한 몸에 표현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그의 전령이 오실 때,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항상 불신앙이 있고, 불신앙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들에게 나타나지 않는 ‘말씀 부재’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유로 ‘사가랴의 회복’ 역시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가 설교의 서두에서 말한 대로 아기가 태어나서 그 예언이 성취되는 시점이 벙어리가 풀리는 시점이 아니라, 사가랴가 서판에 이름을 ‘요한’이라고 쓴 때, 즉 ‘믿음의 반응’을 보인 때가 바로 벙어리가 풀리는 시점입니다.

이 사실은 이 언약심판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회복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믿음이 없을 때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닫아버리시고, 믿음을 보일 때 다시 회복시키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비록 백성들이 불신실하여 큰 징계를 받는 가운데 있을지라도, 그래서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선포하는’ 말씀이 닫혀져 있는 지경에 있을지라도 ‘믿음’의 반응을 보일 때, 그 상황을 역전시켜 회복시켜 주십니다.

신명기 30장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언약저주를 받아 약속의 땅을 빼앗기고 온 땅에 흩어지게 될찌라도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께 쫓겨간 모든 나라 가운데서 이 일이 마음에서 기억이 나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면 쫓겨간 자들이 하늘 가에 있을찌라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거기서 너를 모아 이끄실 것”(신30:1-4)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여러분, 사가랴의 회복이 64절에 나옵니다. 이 회복은 이사야에서 우리가 본 말씀처럼 ‘벙어리의 혀가 풀려 노래하는 것’입니다. 실로 이 장면은 구약의 말씀이 그대로 성취된 것임을 잘 보여줍니다. 이는 사가랴가 혀가 풀리자마자 ‘사가랴의 노래’를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장면을 통해 ‘벙어리’ 형벌의 구속사적 위치가 더 분명해집니다. 혀가 풀리는 것은 곧바로 “하나님을 찬송하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64절의 문구 “입이 열렸다. 혀가 풀렸다. 말을 하여 하나님을 찬송했다. 둘째, 67절에서 사가랴가 노래한 것이 ”성령의 충만“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셋째, 사가랴의 노래, 곧 하나님을 칭송하는 말이 이루어졌다 입니다.

이 세 가지 요점을 잘 생각해 보면, 완전히 똑같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요점에 있어서 사가랴에게 일어났던 일은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성령강림과 대단한 유사점이 있습니다.

첫번째의 64절 문구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렸다”는 말과 “하나님을 찬송했다”는 것이 연결되어 나타납니다. 이 표현은 오순절 성령강림 때 발견된 일입니다. 원래 ‘방언’이라는 말이 원어로는 그냥 ‘혀’(글롯싸)입니다. 성령이 강림했을 때 사람들에게 일어났던 일은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사람들에게 임했던 것입니다. 즉 성령이 임했을 때 사실상 ‘혀’가 강림한 것입니다. 이는 ‘말씀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의 67절 ‘성령의 충만’ 역시 주목해야 합니다. 사도행전 2장 3절과 4절을 보면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보여”(2절)라는 말씀과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방언(혀)로 말하기를 시작했다”(3절)라는 말씀이 붙어있습니다. 성령강림에서 ‘성령’과 ‘혀’의 관계는 밀접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사가랴의 노래가 여기에 이어졌다는 점은 성령이 강림했을 때 사람들이 모두 “다른 방언으로 말하기를 시작”(4절)했다는 점과 비슷합니다. 이들이 방언으로 한 말은 11절에 의하면 “각 방언으로 하나님의 큰일을 말함”이었습니다. 즉 오순절 성령강림의 내용과 사가랴에게 일어난 일에는 세 가지 동일한 강조점이 있습니다. 이 일이 ‘혀’에 관한 것이었다는 것, 이것이 ‘성령강림’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점, 그리고 이 성령강림으로 혀가 임한 후에 하나님을 찬송하는 노래를 불렀다는 점입니다.

물론 공통점이 있다고 해서 당시 사가랴에게 일어났던 일이 오순절 성령강림사건이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둘은 각각의 구속사적 위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통점의 사실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하나님의 언약심판의 성격과, 이 언약심판을 회복시키실 때 하나님께서 무엇을 주시는가? 입니다.

사가랴에게 일어난 일은 구약적 검토에 의하면 불신앙이 빚는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신실하게 반응하지 못할 때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거두어 가실 것입니다. 요한과 예수님이 태어나던 당시 이스라엘은 전반적으로 패역하였고, 그들의 예배는 사단의 회가 될 만큼 부패하며 하나님께 반역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하나님은 한 사람을 통해서 경고하십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믿음’을 통해서 그 언약심판을 회복시키십니다. 성령이 충만하게 되고, 입이 다시 열리고, 혀가 하나님을 찬송하는 본연의 기능을 되찾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가랴는 ‘사가랴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순절 날에 일어났던 성령강림도 우리에게 패역의 시대에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의 회복’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성령시대가 열린다는 것은 ‘혀의 모양’으로 임하는 성령으로 나타났고, 실제로 그 성령의 임하심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혀’가 열렸습니다. 거기 있던 소수의 사람들이 전세계의 통용되는 언어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로 새 시대가 임하게 될 때, 성령의 시대가 올 때 온 세계, 열방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회복될 것을 보여주는 그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도 여러분, 이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먼저 우리는 ‘말씀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 전반에서 살펴본 대로, 하나님의 언약심판은 ‘말씀을 닫는데’서 옵니다. 서론에서 말씀드린 대로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장 비참하고 암울한 상황은 환경이 나빠진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사라지는 데서 옵니다. 목사가 벙어리가 되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고, 신자가 벙어리가 되어서 하나님을 말씀을 통해 찬미하지 않을 때, 그 시대는 영적 암흑기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새 시대의 특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요한과 그리스도, 그리고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해서 열리게 되는 새 시대는 무엇보다 “말씀 회복의 시대”입니다. 즉 그리스도를 통해 오신 ‘참 말씀’, 그리고 성령강림 때 오신 ‘참 혀’ 그것이 각각의 백성들에게 주어지는 시대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신 방편들을 잘 사용합시다. 정말 말씀의 순 기능이 강단을 통해 잘 봉사될 수 있도록 동시에 우리가 귀먹어리가 되지 않도록 날마다 주의 은혜를 구하는 성도가 됩시다. 또 온 세상을 화평케 하신 그리스도의 사역이 교회 담을 넘어 전체 세상을 덮어 새롭게 하시도록 일상에서 우리가 벙어리가 아니라 평강의 사람으로 헌신하는 충성된 제자가 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