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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파루시아
ㆍ작성일	2023-04-09 (일)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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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로의 죽음과 부활
나사로의 죽음과 부활
2023년 4월 9일 부활주일 오전 설교
성경봉독 : 요 11:17-27
설교본문 : 요 11:25,26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부활주일입니다. 죄의 오염과 형벌에 짓눌려 신음하는 이 땅에 새창조의 권능과 소망을 가져오신 주님의 은혜와 이기심이 여러분과 온 교회 위에 가득하길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에게 도착하셨을 때, 마르다와 마리아는 울면서 예수님께 “주께서 여기 계셨더면 내 오라비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라고 합니다. 이 탄식 속에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절망과 슬픔이 들어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죄로 인하여 피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상황이고, 이 한계상황 앞에서는 그저 울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실상입니다. 여러분! 이 죽음이 인생의 필연이기 때문에 인생은 어떻게든 이 죽음을 피해보려고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도가 있었습니까? 그러나 누구도 성공하지 못하고 다 실패했습니다. 죽음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죽지 않으려는 노력은, 하면 할수록 더욱 더 우리를 파탄과 절망으로 내몰아 갑니다.

여기에 종교의 특성이 있습니다. 종교의 발생이란, 대부분이 이 ‘죽지 않으려는 발버둥’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우리가 발버둥을 친다고 해서 실제로 죽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것이 ‘극락’이나 ‘천당’에 가게 된다고 믿거나, 혹은 ‘다음 생애서 다시 이 세상으로 태어난다’고 믿거나, 혹은 죽음이라는 것을 ‘전혀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어떤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이것들이 모두 ‘죽음이라는 절망’을 외면해 보려고 하는 인간의 발버둥입니다.

오늘 본문 속의 마르다와 마리아의 이야기에서,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것’을 봅니다. 실은 이 ‘유사한 것’은 오늘날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죽음이라는 한계상황 앞에 맞닥뜨렸을 때, 그것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먼 훗날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여기면서 위로를 받는 것입니다. 잘 보십시오. “먼 훗날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는 점에서 다른 종교들과 유사합니다!

오늘 말씀에 보면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23절)라고 말씀하셨을 때에 “마지막 날 부활에는 다시 살 줄을 내가 아나이다.”(24절)라고 대답을 합니다. 서실 예수님께서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고 말씀하신 것은 “지금 살리시겠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마르다는 전혀 이것을 믿지도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먼 훗날 미래에 다시 살게 되겠지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마르다의 이런 한계적인 모습을 요한복음은 의도적으로 더 그것이 부각시킵니다. 21절과 22절 말씀을 가만히 한 번 보십시오.

먼저 21절에서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여기 계셨더면 나사로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22절에서 마르다는 “그러나 나는 ‘이제라도’(‘이제라도’에 주목하십시오) 주께서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구하시는 것을 하나님이 주실 줄을 아나이다!”라고 답합니다.

여기 분명히 헬라어에도 “지금!”, “now”가 들어 있습니다. 마르다는 ‘지금이라도’, 당장 예수님께서 무언가를 하실 수 있으리라고 ” 고백한 것입니다. 여기만 보면 마르다의 굳건한 신앙을 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르다는 정작, 예수님께서 “지금!” 무언가를 하실 수 있을 거라고 말은 했지만, 그것이 차마 ‘부활’일 거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이 사실이 명백해집니다. 예수님은 마르다의 이 이야기를 들으시고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 하셨는데, 마르다는 갑자기 이 “지금”을 먼 훗날로 후퇴시킵니다. 그것이 24절의 마르다의 대답입니다. “마지막 날 부활에는 다시 살 줄을 내가 아나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것이 몸을 입은 우리들의 마지막 끝자락의 한계입니다. 마르다는 분명히 예수님께서 “지금” 무언가를 하실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부활’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마르다는 예수님이라면 분명 나사로가 죽어버린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무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름의 믿음’을 가졌었지만, 마르다는 부활의 믿음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르다의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믿음의 힘으로 그것을 붙든 정도가 바로! “먼 훗날 주님께서 나사로를 부활시키실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부활의 실체를 이렇게 보셔야 합니다. 우리가 오늘 앞에서 무엇에 대해 말했습니까? 육을 입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부활을 알고 믿을 수가 없습니다. 부활은 ‘초역사’요, ‘비상식’입니다. 절대로 우리 상식으로 이해될 수 없는 일! 우리가 절대로 초월할 수 없는 죽음! 그것을 이기는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그래서! 마르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그래서 최선을 다한 것이 이 부활을 “지금”이 아니라 “먼 훗날”, 즉 “미래로” 후퇴시켰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런데 주님을 보십시오! 주님은 마르다의 이 대답에 “그렇다”라고 하시지 않습니다. 모든 종교가! 모든 인간이! 심지어 마르다와 마리아처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조차! 넘어설 수 없었던 이 죽음의 문제, 이생에서는 해결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여겨, 신앙을 가진 사람들조차 그 문제는 “나중의 생에 해결될 것입니다.”라고 했던 그 문제를 주님은 “지금” 해결하고 계신 것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께서 하신 일이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바로 누구도 ‘지금’ 그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여길 수가 없어서 “미래로 넘겨두었던 그 부활을 현재의 시간으로 가져오신 것”입니다! 주님은 “부활일 것이요”, “생명일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주님은 아주 강하게 현재형으로 말씀하십니다. 나는 부활“이다!”, 그리고 나는 생명“이다!” 무슨 뜻입니까? 예수님께서 죽은 자를 살려 일으키게 하시는 일은 “지금” 일어나는 일이요! “여기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주님은 바로 그 자리에서 죽은 나사로를 일으키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의 상식과 이성이 허락하는 정도 안에서는 신앙적 자세를 보일 수가 있습니다. ‘부활’이라는 주제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만큼 믿음을 끌어올린 것이 “먼 훗날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부활케 하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물론 이 믿음 역시 그냥 생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부활 믿음 역시 불신자는 가질 수 없는 것이고 신자만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믿음은 주님이 지금 증명하시려는 일에 대한 믿음이 아닙니다. 주님은 장차 먼 훗날 우리의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실 분이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주님은 “바로 지금!” 우리의 삶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에게 있어 죄와 사망을 이기는 부활은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지금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바로 이 사실이! “마지막 날 부활에는 다시 살 줄을 내가 압니다.”라고 대답한 마르다의 대답, 즉 우리 인간이성이 이해하는 최고의 부활에 대한 인정과, 우리 주님께서 친히 보여주신 부활과의 차이점입니다.

여러분! 부활이란 “미래가 현재로 침투하는 것”입니다. 장차 있을 일이 “주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미래가 무엇이죠? 장차 우리가 맛보게 될 영원한 낙원에서의 삶입니다. 죽지도 않고, 쇠하지도 않고, 병들지도 않고, 시들지도 않는 삶! 이것이 부활입니다. 그런데 이 부활이 예수님을 통해서 ‘현재에서도!’ 가능하게 된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미래에 우리가 누리게 될, ‘장차 우리가 맛보게 될 복락을 현재에 가져오시는 분!’입니다.

여러분 그러면 도대체 주님이 누구시길래 이런 일이 가능한 것입니까? 함께 25절과 26절을 다시 보십시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여러분! 주님께서 장래 부활을 현재로 가져오심으로 보여주시려는 것이 무엇입니까? 다름 아니라, “우리 주님께서 생명이시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장차 있을 죽음을 이길 부활을 지금 여기에 가져오셔서 보여주시려는 바는 주님께서 바로 생명의 주인이시요, 그것을 이 땅에 지금 가져오셨다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20장 38절을 보십시오.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시오, 산 자의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에게는 모든 사람이 살았느니라.”

왜 주님은 “지금” 부활을 가져오십니까?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산 자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말 성경에 마지막 부분 번역이 좋지 않습니다. “하나님에게는 모든 사람이 살았느니라.”가 아닙니다. 여기도 역시 헬라어는 ‘현재형’입니다. 말하자면 이것입니다. “하나님에게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다!”

왜 주님은 생명의 부활을 지금 가져오십니까? 주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산 자의 하나님”, 즉 “생명을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분 때문에 우리는! ‘장차’ 살 것이 아니라, ‘지금’ 삽니다. 그 분 때문에 우리는! ‘먼 훗날’ 살 것이 아니라, ‘이미’ 살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오늘 말씀은 우리를 놀라운 결론으로 데리고 갑니다. 마르다는 주님께서 나사로를 살리시겠다고 하시자, “그저 마지막 날 다시 살겠습니다.”로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아니야! 그게 아니야 마르다야!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내가 장래에만! 미래에만! 생명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야! 나는 ‘지금’ 생명을 주는 자라는 뜻이다. 나는 산 자의 하나님이다! 나는 생명을 주는 여호와다! 그렇다면 나를 부활이요 생명으로 믿어라!”

여러분! 이 말씀을 듣고 마르다가 어떻게 고백을 하는지를 보십시오. 함께 27절을 읽겠습니다. “가로되 주여 그러하외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인생의 한계를 뛰어넘고 우리의 이해로 받아들일 수 없는 부활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합니까? 그것은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믿음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지금 우리에게 있는 부활’을 믿음으로 받게 됩니까?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 오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신자가 이 땅에서 부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우리 하나님께서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마르다의 마음속에 전혀 이해할 수도 없는 현재적 부활신앙이 가능하게 되었을까요? 그 마음에 “하나님께서 세상에 오실 수 있었다는 사실을 믿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마르다는 “내가 미래에만이 아니라 현재에도 사망을 이기는 주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아멘! 그렇습니다! 주님이야말로 ‘세상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땅에! 세상에! 육신을 입고! 오실 수 있으셨다면, 그분은 우리를 들어올려 하늘의 것에 도달하게 해 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런 믿음이 생겼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떻게 우리 마음속에서 부활의 주를 믿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까? 하나님께서 세상에 오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분께서 나의 죄를 지셨고, 나를 위해 죽으셨고, 또 내 마음에 성령을 부어주셔서, 나를 땅으로부터 끌어올려 하늘에 데리고 가시고, 또 미래의, 장차의 부활을 지금 여기! 내가 서 있는 이곳에 오게 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부활의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미래의 영광이 땅에 침투‘했음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요한계시록에 보면 마지막 날 ‘땅이 올리워져’ 하늘로 가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옵니다. 즉 하늘의 것이 땅의 것으로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장래의 일 뿐이 아닌 것을 압니다. 우리는 미래의 이 영광이 ‘이미’ 우리 속에 구현되고 있음을 알고 봅니다.

성찬 때 우리는 무엇을 고백하면서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십니까? “장차 있을 어린 양의 혼인잔치를 대망하기만” 하면서 참여합니까? 아닙니다. 그것이 “여기에 구현된다는 것을” 고백하면서 먹고 마시지 않습니까? 에베소서는 우리를 “하늘에 앉게 ‘하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미 하늘에 “앉았다”(엡2:6, 과거형임)라고 말씀합니다.

여러분! 부활의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먼 훗날 걸어갈 황금길을 바라보면서, 현세의 삶은 어느 복음성가처럼 “미칠 것 같은 이 세상”이라고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부활의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이렇게 미래에 받을 영광이 “지금 나의 삶에” 구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부활을 믿는 신자란, 결코 그 삶에 있어 염세주의자가 되거나 회의주의자가 될 수 없습니다. 매일 매일의 삶이 ‘현재에 산 자의 하나님이 되시는 분’으로 말미암아 역동적이고 힘차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셨음을 기념하는 부활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또 어떤 교훈을 받으셨습니까? 신자의 삶은 미래의 부활이 현재의 삶을 견인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재의 생활이 비록 슬프고 어렵더라도, 그것이 하늘을 걷고 있는 나의 삶을 좌절시킬 수 없다는 것을 삶에서 증명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힘을 내십시오! 부활의 주를 믿고 세상 속에 담대히 살아가십시오! 주께서는 지금도 ‘산 자의 하나님’, ‘현재의 부활을 이끄시는 주’가 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