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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파루시아
ㆍ작성일	2022-10-09 (일)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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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서로 짊으로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짐을 서로 짊으로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2022년 10월 9일 주일 오전 설교 말씀
성경봉독 : 갈6:1-2, 마18:15-20
설교본문 : 갈6:2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갈라디아서를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율법과 복음’, ‘율법과 성령’이라는 대조를 매우 뚜렷하고 일관되게 제시함을 배워왔습니다. 본서는 우리로 하여금 복음 진리, 곧 하나님의 본질적 사역에 주목하도록 자극했고, 그것을 위해 그 본질이 입고 있는 겉옷(율법내지 율법주의)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아야 할 것을 권고합니다.

지금까지 배워온 주제를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적용해 보자면 갈라디아서는
첫째,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할 때 우리의 예배가 혹 비본질적인 것에 좌우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내가 혹 ‘아들’로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는데 치중하지 않고 ‘종 된 삶’, 곧 무언가를 규정으로서 지키는 데만 과몰입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구약을 읽을 때 자기도 모르게 그릇된 방식으로 읽을 수 있는 오류를 막도록, 구약을 그 겉옷의 방식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서 읽는 법’을 알려줍니다. 이런 이해가 더 넓혀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주일 우리는 성령의 열매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아홉 가지 열매는 개인이 노력해 도달해야 할 인격 도모나 내면적으로 성숙해야 할 품성의 어떤 것이 아니라, 성령을 받은 신자가 성령으로 행함으로 ‘공동체 안에서 구현해야 할 삶의 양식’임을 배웠습니다. 6장을 열면서 사도는 성령의 열매를 방식의 삶의 구체적인 실례를 제시하는 것을 봅니다.

삶의 방식은 그리스도인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 안에 일어난 변화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신앙으로 사는 방식에서 나타납니다. 세상에서 서로 함께 사는 방식에서도 드러납니다. 성도인 우리는 그리스도의 한 몸에 속한 지체들로서 교회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또 이 세상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갈라디아서 6장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복음으로 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주변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봐야 할지 그들을 대우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줌으로써 결론을 맺습니다.

먼저 6장 1절 말씀을 보십시오. 1절은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이라고 시작합니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이 말씀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형제의 죄를 발견했을 때의 대처 방법’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기 “신령한 너희”라는 말과 “온유한 심령으로”라는 말은 성령을 가리킵니다. 우리 번역에서 “신령한”이라고 번역된 말은 대부분 그 단어가 ‘영’ 혹은 ‘성령’을 뜻하는 말입니다. 또 우리 번역은 “온유한 심령으로”라고 했지만, 직역하면 ‘온유의 성령 안에서’입니다.

따라서 너희가 공동체 안에서 무언가 대처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육신의 방식’, ‘자기 소견대로’, 심지어는 ‘세상의 관습과 도덕적 기준으로’ 하지 말고, 성령의 열매를 맺는 자, 가진 자로서 행하라 한 것입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온유의 성령”이라 말입니다. 여러분! 온유(헬,프라우테스)가 무엇입니까? 이 ‘온유’는 성령의 열매에도, 팔복에도 나오는 말입니다. 성경에서 온유는 ‘핍박을 받아도 저항하지 않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로 보건데 ‘성령의 사람’은 형제의 죄를 다룸에 있어서 온유의 특성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즉 어떤 형제가 죄를 범했다면, 내가 주관하는 자의 입장이 되어 그를 다스리듯 하지 말고, 오히려 스스로 핍박 받는 자의 입장에서 대하는 것이 온유입니다.

여러분! 성령의 열매는 단순히 내 마음속에 있는, 내면적 성장을 위한 지침들이 아니고, 그것이 공동체 안에서 구현되어야 하는 덕목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교회 안에서 어떤 문제들을 직면할 때 항상 여기로 되돌아가 물어야 합니다. 나는 성령의 사람으로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의 덕목들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문제들을 접하는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형제의 죄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 본문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에 주목해 보십시오. 우리말 번역으로는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이라고 번역했지만, 이 단어는 “범죄가 드러났다”라는 강조점보다는, “죄에 걸려 넘어진, 사로잡힌”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폭풍이 몰아쳐서 배를 집어 삼키는 것처럼, 쓰나미처럼 죄에 휩쓸려 그 형제를 삼켜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자, 그러면 형제의 이러한 모습을 볼 때 성령의 열매를 가진 우리 성도들은 어떤 방식으로 이 형제를 대해야 할까요? 1절은 “바로잡고”와 “자신을 돌아보아”라는 두 가지 방식을 제시합니다.

이것에 대한 팀 켈러 목사님의 주해를 보겠습니다. “‘만일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헛된 영광 때문에 우월감에 빠진 사람은 상대를 깔보고, 그와 다른 자신을 다행으로 여기고, 스스로 의롭다고 느낄 것이다. 상대의 죄를 지적하는 일은 순전히 그에 비해 자신이 얼마나 선해 보이는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반대로 헛된 영광 때문에 열등감에 빠진 사람은 상대의 죄 짓는 삶까지도 시샘하거나, 상대의 인정이 너무 아쉬워 감히 복음에 합당하지 못한 그의 삶을 지적하지 않을 것이다.”

이 설명에 의하면 우리가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은 ‘우월감’에 따라 행동하거나, 아님 ‘열등감’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1) 우월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바로 잡는다”와 “자신을 돌아본다”에서 우월감을 가진 사람이 이 둘을 어떤 방식으로 소화하겠습니까? 그렇죠. ‘그 형제의 죄를 지적’하면서, ‘나는 그 죄에 빠져 있지 않다는 점에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나, 또 “뭐 저런 사람이 있지?”하며 형제를 비난하는 데 골몰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우리는 형제가 죄에 휩쓸리게 되었을 때 종종 우월감에 사로잡혀 그 형제를 비난하거나 말을 옮기는 것으로 자신의 쾌감을 충족시키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은 “온유의 성령 안에 있는” 자가 취할 마땅한 태도가 아닙니다. 우리는 “온유의 성령 안에서” 형제를 “바로 잡는 일을” 해야 하고, 그것을 “자신을 돌아보는 가운데” 해야 합니다.

2) 열등감에 사로잡히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열등감에 사로잡힌 사람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행태는 ‘외면하는 것’입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사람은 ‘저 형제가 평소 나보다 낫다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죄를 짓는 것을 보니’ 다행이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사람은 언제나 자기 중심적이므로, 아무리 타인이 잘났어도 그것이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내가 객관적으로 못났어도 내가 그보다 못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신보다 낫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만나면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그 잘난 사람이 자기보다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다행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마음에 사로잡히면 이 사람은 그 형제를 “바로 잡지” 않습니다. 그냥 내버려 둡니다. ‘계속 망해라’ 이거지요. 그러니 당연히 “바로 잡음”의 시선에서 “자기를 돌아보는 일” 역시 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 더 많이 서 있음을 놀라며 슬퍼해야 할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우리의 이런 본성적 악을 부숴뜨리는 것입니다. 성령님께서 우리 속에서 행하시는 일은, 바로 이런 종류의 ‘육체의 일’을 망가뜨리고, 진정 남을 위해 자신을 주시기를 전혀 주저하지 않으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마음을 우리 속에 심는 것입니다.

성령님께서는 “육체의 현저한 일들”을 행하던 이런 우리를 ‘부수시고’, ‘새롭게 하셨습니다. 우리 속에서 하늘의 열매, 하나님의 성품에 기인한 열매를 맺게 하셨습니다. 형제를 향하여 우월하게 여기는 마음도 부수고, 열등하게 여기는 마음도 부숨으로써, 형제를 향하여 올바르게 대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시다!

2절은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말씀합니다.

성도 여러분! 성령의 열매를 가진 성도들이 형제의 범죄한 일을 발견하고 “그러한 자를 바로잡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짐을 서로 지는 것”입니다. 즉 형제의 범죄한 일을 ‘내 일로 여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이 문장을 원어 어순대로 읽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로, 짐을 지라, 너희가, 그리하여 성취하라. 그리스도의 법을”

이 문장에서 명령형은 두 개이고, 앞의 것은 현재형, 뒤의 것은 미래형입니다. 우리는 두 명령을 받습니다. 한편으로는 짐을 지라는 명령이고, 한편으로는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는 명령입니다. 짐을 지는 것은 현재형이니 지금, 그리고 계속해서 해야 할 일이고, 성취하게 되는 것은 미래형이니 이렇게 짐을 지게 되면 추후에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형제의 죄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바로잡습니까? “네가 짐을 짐으로써”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해야 합니다. 이 얼마나 떨리며 영광스러운 일입니까?

여러분!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이 형제의 죄를 바로잡는다는 것이 세상의 그것과 얼마나 다른지를 발견합니다. 세상에서 죄를 바로잡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정의의 수행’으로서 행해집니다. 바로잡아야 할 죄는 ‘악’인 것이고, 내가 그 악을 바로잡는다면 나는 ‘응징자’이거나, ‘정의의 수호자’가 되는 셈입니다. 우리는 헐리웃 영화에서 이런 것들을 수도 없이 보아왔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자에 대해 가차 없는 응징을 하는 것이 소위 세상이 ‘악을 바로잡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경에서 이와 전혀 다른 방식의 죄의 바로잡음, 죄의 교정책을 봅니다. 그것은 “내가 그 범죄의 짐을 함께 짐으로써” 그 형제의 죄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나는 그 죄를 짓는데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지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 죄의 바깥에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 한구석에서 우월감이나 열등감으로 치달아가고픈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그러나 성령의 방식은 “형제의 죄를 바로 잡는 방법”이란, “나도 그 범죄의 처벌 안으로 뛰어 들어감으로써”입니다. 형제의 죄에 대하여 내가 재판자, 응징자의 입장이 아니라, 마치 내가 그 죄를 지은 것처럼 그 안으로 들어가야만 형제의 죄를 바로잡을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왜 이것이 그리스도의 법입니까?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다루신 방식은, 우리 죄의 응징자나 정의의 수호자가 되어, 우리의 죄에 대해 우리를 멸망시키는 방법 대신에, 그분이 우리 속에 들어오셔서 우리와 같이 되시고, 우리가 받아야 할 죄의 형벌을 스스로 짊어지시는 일을 통해서 우리의 죄를 교정, 바로잡으시는 방식이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죄를 대하신 방식을 아는 “성령 안에 있는 너희”들인 우리는 그리스도의 방식으로 형제를 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왜 명령형으로 “형제의 짐을 서로 지라” 하신 것입니까? 이유는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성령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아무런 노력도 없이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이런 습성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령’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말하자면 “애를 써서!” 형제의 짐을 지려고 해야 합니다. 형제가 죄를 범한 것을 발견했을 때, 나의 본성은 응징자가 되거나 방관자가 되고 싶지만, 그것을 애를 써서 누르고,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기 위하여 힘을 다해 형제의 짐을 지려고 하는 것이 바로 성령 안에 있는 이들의 삶의 태도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형제의 권징을 가르치신 마태복음 18장 말씀은 오늘 말씀과 똑같이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마18:15)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뒤에 이어 나오는 말씀들은 교회가 죄를 범한 형제를 어떤 절차를 따라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입니다. 소위 ‘권징 절차’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마태복음 18장을 전체 구도 안에서 읽으면, 이 ‘권징 절차’ 본문은 주께서 “실족케 하는 사람은, 네 손이나 발이 범죄케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소자 중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말라, 실족케 하는 이는 연자 맷돌을 목에 달고 던지는 것과 같다.”라는 말씀 뒤에 나옵니다. 또 “양 일백 마리가 있어도 하나를 잃어버리면 아흔아홉 마리를 두고 그 하나를 찾기 위해 들을 헤매다, 그 하나를 찾으면 잃지 아니한 아흔아홉 마리보다 이것을 더 기뻐한다.”(12-13절)라는 말씀 뒤에 나옵니다.

우리는 ‘죄’를 두려워하고, ‘죄’를 혐오하기 때문에, 죄를 범한 형제를 대할 때 가혹해지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나도 그런 죄를 일상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똑같은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망각하고, 죄를 지은 형제를 대할 때 심판자요 응징자의 태도로 대하기가 일쑤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권징 절차가 ‘형제를 사랑하는 방편’임을 알려주셨습니다. 짐을 나누어 짐으로 같은 처지에 자신을 세움으로 형제를 바로 잡는 것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는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살펴 온 갈라디아서의 말씀으로 보건데 신자가 된다는 것은 ‘성령의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우리 속에서 날마다 우리를 권면하시고 설복하시는 성령님께 나의 자아와 넘치는 죄의 욕망들을 겸손히 내려놓고 복종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아마도 이제 갓 탄생한 오순절 이후의 신생 교회들이 막 자라가는 1세기를 살면서, 그 교회 안에 얼마나 많은 부주의함과 연약함을 보았으며, 또 올바른 교리라는 명목으로 우리의 연약한 죄성이 상대를 밀쳐 넘어뜨리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았겠습니까? 그것이 오늘 본문이 주어진 이유일 것입니다.

우월감과 열등감이 지배하는 세상의 무정함 속에서 주의 가르침을 날마다 귀 기울입시다.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성령으로 행하면 열매를 맺을지니. 저와 여러분이 받은 은사를 통해 공동체성을 세우고, 삶의 구체적 공간에서 적절한 열매를 맺으면서 우리가 한 분께 속한 한 몸임을 드러내며 살아갑시다. 주께서 은혜를 더하사 날마다 우리의 삶이 이런 증거들로 가득하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멘.